2000년 이후 처음으로 결렬될 위기에 놓인 금융권 노사 간 임금 협상이 20일 고비를 맞는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와 금융권 사용자 대표인 은행연합회는 이날 오후 제6차 중앙노사위원회를 개최해 올해 임금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와 사용자단체 대표자 등 10명으로 구성된 중앙노사위원회가 열린 것은 20여일 만이다.

사측은 이날 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산별 차원의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2000년 금융노조가 생긴 이후 금융권이 산별교섭을 통해 임금 협상에 합의를 보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은행연합회가 금융기관 사측을 대신해 금융노조와 임금 협상을 벌여온 것은 지난 2003년부터이다.

금융권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올해 임금 협상을 벌여왔으나 노사간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대치해왔다.

사측은 대졸 초임 삭감에 이어 기존 직원에 대해 임금 5% 반납과 연차 50% 사용 의무화 등을 제시해놓은 상태이다.

이는 사실상 임금을 10% 정도 삭감하는 방안이다.

노조는 그러나 기존 직원의 임금을 작년에 동결한 데 이어 올해 최대 10% 정도까지 삭감하는 방안은 수용하기 곤란하다며 임금 동결 방안을 내놨다.

만약 노사간 대치로 임금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금융권의 올해 임금은 작년처럼 동결처리된다.

사측은 이날 중앙노사위원회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산별 차원의 협상을 중단하고 각 금융기관별로 협상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사측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접점을 찾을 수도 있으나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협상이 결렬되면 산별노조 차원의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