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사망자 발생과 확진 환자 증가로 국민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인들은 최소한 내년 봄까지 신종플루 백신을 접종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에 대한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우선 접종 대상이 아닌 일반인들의 백신 접종은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정부는 당초 올해 1930억원의 예산을 확보, 1300만명(전 국민의 27%)분의 신종플루 백신을 비축하겠다는게 목표를 세웠으나 백신 수급이 여의치 않다는게 설명이다.

정부가 비축예정인 물량은 의료인, 보건·방역요원 등 전염병 대응인력과 영유아·임산부·노인 등 고위험군, 군인(66만명), 초중고 학생(750만명)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나마도 백신이 한꺼번에 비축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의 공급일정에 맞춰 물량이 들어와 접종 가능시기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로 추산된다.

우선 접종대상이라 해도 절반 이상은 한겨울을 견뎌내야 접종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신종플루 백신의 생산수율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도 불안요인이다.

국내 백신생산업체인 녹십자는 "연말까지 500만명분, 내년 2월까지 추가 100만명분을 생산할 계획인데 다른 계절인플루엔자와 달리 수율이 떨어진다"고 말해 정상적인 공급이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외국 제조사의 수율이 예상치의 50% 정도여서 빠른 시일 내에 전 세계적인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반 국민은 자기 돈을 내고 백신을 접종하려 해도 국가조달 물량이 채워지는 내년 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내년 가을쯤 일반인들이 일반 병·의원에서 백신접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덕형 복지부 질병정책관은 "통상 예방백신의 경우 국민의 20~25%만 접종이 이뤄지면 상당한 전염병 차단효과가 있다"면서 "한쪽에서는 치료하고 한쪽에서 면역력을 키우면 상당수준의 유행규모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지난 15일 개막된 제주 국제관악제에 참가하기 위해 하루전 입국한 대만인과 말레이시아인 9명이 17일 발열 등 증세를 보여 정밀 역학조사결과 인플루엔자 A(H1N1) 양성반응이 나왔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까지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는 등 확진환자 수가 2200명을 넘어섰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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