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전부터 건양대병원 순천향대병원 인하대병원 우리들병원 경상대병원(예정) 등에서 '수술하지 않는 암 방사선 치료기'로 도입한 최신 4세대 로봇사이버나이프가 기대 이상의 암 치료효과를 올리고 있다.

대전 건양대병원 암센터의 정원규 방사선종양학과 교수팀은 2007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사이버나이프로 치료받은 암 환자 800명을 분석한 결과 폐암 전립선암 척추암 뇌종양에서 치료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치료환자 중 암 종류별로는 뇌종양 및 뇌혈관질환이 18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간담도 · 췌장암 154명,폐암 106명,척추전이암 104명,복부임파절 95명,두경부암 57명,뼈전이암 45명,전립선암 29명이었으며 나머지 30명은 육종 · 흑색종 · 신장암 · 구강암 등이었다.

폐암의 경우 원발암과 전이암 모두 종양의 크기가 4㎝ 이하일 때 환자의 92%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등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나타냈다. 간암 환자 중 암을 제거할 목적으로 근치적 시술을 받은 환자는 93%에서 완전 또는 부분 소멸을 보였고 치료 부위가 재발한 경우는 1명에 불과했다.

순천향대병원 사이버나이프센터(소장 원종호)도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164명의 환자를 치료한 결과 체부종양 환자 79명(췌장 · 담도암 19명,폐암 16명,간암 14명,척추암 8명,전립선암 5명,기타 17명은 방사선 한계량 초과로 치료포기) 가운데 치료 후 6개월 이상 예후 추적이 가능한 44명을 분석한 결과 22명(50%)에서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고 16명(36.4%)에서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치료성적을 올렸다. 특히 치료한 환자 62명 중 50명은 수술이나 항암치료 후 재발된 경우여서 사이버나이프가 근치적 시술로 유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악성뇌종양 뇌수막종 뇌전이암 뇌혈관질환 청신경종 척추종양 삼차신경통 등 85명의 뇌질환 환자는 치료 후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으며 뇌간이나 시신경에 인접한 종양은 30%가량을 다분할 저선량 조사(1회 조사량을 여러 번 나눔)로 치료해 뇌간에 위치하거나 크기가 3㎝ 이상인 뇌전이암에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로봇사이버나이프는 방사선이 나오는 가속기를 소형화해 로봇팔에 장착시킨 최첨단 장비로 로봇팔이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200~300개 방향에서 방사선빔이 나와 암 조직에 집중시켜 암을 파괴시킨다.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찍어 암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파악한 다음 컴퓨터를 이용해 정상조직에는 방사선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암 조직에는 엄청난 양의 방사선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조정한다. 이에 따라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두 달 가까이 시간을 두고 치료를 해야 하지만 로봇사이버나이프는 짧게는 1~3회,길면 5회 이내에 모든 치료를 끝낼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정원규 교수는 "로봇사이버나이프는 치료하는 도중 실시간 추적 장치로 환자의 호흡이나 몸의 움직임에 따라 종양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정확하게 방사선을 쪼이는 게 강점"이라며 "토모테라피에 비해 방사선 세기조절 기능이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맞게 방사선빔의 모양을 정교하게 맞춰 세기조절 기능이 없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이버나이프는 두경부에 생긴 질환 외에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목 아래에 발생한 종양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1000만원 이상의 치료비 전액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병원마다 사이버나이프 구매비용이 달라 같은 치료라도 환자의 본인부담액이 병원별로 300만~5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