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넘는 땡볕더위가 나흘째 이어졌다. 오호츠크해 기단에 밀렸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최근 제자리를 찾으면서 몰고 온 늦더위는 이번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6일 기상청은 지난 15일 오전 11시를 기해 경남 밀양시에 내렸던 폭염주의보를 이날 오후 6시에 해제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5시에는 강원도 양구군에 발효한 폭염경보를 해제한 것을 비롯해 대전과 충남 5개 시 · 군 및 전남 10개 시 · 군, 경기 남부 22개 시 · 군, 대구와 경북 11개 시 · 군,전북 9개 시 · 군 등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내렸던 폭염주의보를 해제했다. 기상청은 '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고 그날의 최고기온에 습도를 감안해 계산한 값인 '일최고열지수'가 32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주의보를,일최고기온 35도 이상에 일최고열지수 41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전국적인 폭염특보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이어졌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아침 저녁으로 선선했던 날씨가 지난 13일 말복(末伏) 이후 뒤늦게 무더위로 바뀐 것은 최근 한반도에 간접 영향을 미쳤던 태풍들로 인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 모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8호 태풍 '모라꼿'과 9호 '아타우'가 소멸하면서 남긴 열대저압부(TD)가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을 밀어올리면서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기상청의 분석이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비 소식이 있는 20일을 제외하곤 이번 주도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지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 등 폭염특보가 계속해서 발효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남 밀양은 15일 38.3도라는 기록적인 더위를 기록했다. 합천도 수은주가 34.5도까지 올라가 대구(34도)의 기온을 웃돌았다. 밀양과 합천이 대구를 대신해 '가장 더운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3년간 7,8월 최고 기온 평균에서는 합천이 대구보다 높았다. 지난해에도 대구의 8월 최고 기온 평균은 30.7도로 밀양의 31.8도와 합천의 30.8도보다 낮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밀양지역엔 최근 2~3년간 아파트 등이 많이 들어서 '열섬현상'(도시의 인공구조물 증가,녹지면적 감소 등으로 도시의 기온이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 등이 발생해 온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