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이 개발한 경제이해력검증시험 테샛(TESAT)은 한 차례의 모의고사를 포함,지난 5월 3회까지 모두 네 차례 치러졌다. 매회 2000명에서 3000명이 참여해 연 응시인원은 1만여명을 넘어섰다. 회를 거듭할수록 수험생이 늘고 있지만 성적을 높이기 위해 계속 치르는 마니아도 많다. 경제 전공자는 물론 비전공자도 적지 않다. 종합적 사고 능력을 키우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단답형 시사 상식을 묻는 문제와는 질이 다르다. 국내 최고 수준의 경제 경영학 교수 30명이 출제해 시험의 공신력과 신뢰성은 다른 유사시험과는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계속 치르고 싶은 테스트

매 시험마다 참여한 경험이 있는 수험생이 약 15%에 달한다. 이들은 테샛을 통해 경제학을 공부하고 도전의식을 기른다. 지난 3회 시험에 S등급을 받은 장현중씨(연세대 경제학 3)도 1회 때부터 계속 시험을 치른 테샛 마니아다. 그는 "테샛 시험에 응시해 문제를 풀어보는 것만으로도 경제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며 "경제 지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3회 시험 대학 동아리대항전에서 우승한 숭실대 S.U.I.B.S팀도 이번 4회 시험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물론 목표는 2연패로 잡고 있다. 하지만 이들도 성적보다는 테샛의 참맛을 한번 더 느끼기 위해 도전한다. 팀장인 김재환씨(경영 4)는 "영어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토익이나 토플을 계속 보듯이 테샛을 계속 치르면서 경제 감각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테샛을 계속적으로 치르는 사람들이 늘면서 테샛의 신뢰성과 변별력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꾸준한 학습을 통해 시험 성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학습 효과'가 테샛에서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저명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참여

테샛 출제진에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30명의 저명 경제 경영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출제한 문제들은 문제은행에 비축되며 분야별로 엄선해 정기 시험에 선보인다. 교수들의 객관식 출제 경험이 쌓이면서 문제 품질도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1회 때부터 출제하고 있는 정재호 고려대 교수(경영학)는 "응용력과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문제들을 내려고 다른 교수들이 출제한 문제도 검토하는 등 항상 고민하고 있다"면서 출제위원으로서의 의지를 밝혔다. 민세진 동국대 교수(경제학)는 "단순한 퀴즈대항전에 나오는 문제라면 쉽게 출제할 수 있지만 경제원리에 충실하면서 현실에 접목하는 문제는 내기가 어려웠다"며 "다양한 수준의 수험생들을 만족시키는 차원에서 문제 출제에는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제학 전공이 잘 본다?

테샛은 우리의 실생활과 밀접한 경제원리를 주로 다룬다. 수학을 동원하지 않고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이지만 논리 추론력과 종합사고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경제학 전공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증권 금융 산업 등 재무 회계 회사법의 기초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들도 나오고 인문적 교양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경제 경영 전공자와 인문사회계 전공자의 성적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3회 시험 동안 경제 전공과 인문사회 전공자의 평균 점수 차이는 3~4점 정도였다. 이공계 응시자 비중도 갈수록 늘고 있다.

시사 성적은 신문 읽기에 비례

경제학 박사라도 신문을 읽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든 시험이 테샛이다. 경제원리와 상황판단 영역 이외에 시사 이슈 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시사 이슈 영역은 현실의 경제 상황을 알지 못하면 풀 수 없는 문제들이다. 테샛 시험을 치른 경험이 있는 김모씨(서울대 박사과정)는 "테샛의 시사 문제는 사회 이슈를 따라가야 풀 수 있다"며 시사 이슈 공부를 게을리 해 고득점을 받지 못한 경험을 토로했다. 응시생들의 성적 통계에서도 경제 영역과 시사 영역의 상관성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경제학을 잘한다고 해서 시사 이슈에서 고득점을 받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