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신종인플루엔자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신종플루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위험'에 노출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2일 멕시코 봉사활동을 다녀온 50대 수녀가 첫 감염자로 확인된뒤 16일까지 2천89명이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았으나 환자 대부분이 중증 증상없이 완치됐고 아직 사망사례가 없어 의료계나 환자들조차 '경각심'이 낮은 상태였다.

하지만 15일 첫 사망자가 나온 뒤 16일에는 지역사회 감염자의 사망사례까지 발생함으로써 바이러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9월부터 대유행으로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 신종플루 확산 속도..이미 위험 수위 = 우리나라에서 신종플루 환자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5월 2일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서서히 증가하던 환자는 5월 말 서울 강남의 모 어학원 외국인 강사와 긴밀접촉자 22명이 집단감염되고 방학을 맞아 미국, 일본, 캐나다 등 해외 유학생, 연수생의 입국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면서 급증세로 돌아섰다.

환자 발생은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늘면서 더욱 늘어 6월 20일 100명을 넘어선 이래 환자 수는 한달 뒤인 지난달 22일 1천명을 돌파했다.

이후 하루 30-60명씩 늘어난 환자는 16일 현재 2천57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해외에서 감염돼 입국한 해외 입국자가 1천33명(49.4%)이며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확진환자와 긴밀접촉자가 292명(14%), 지역사회 감염 추정 742명(35.5%), 기타 22명(1.1%)이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사례는 지난달 10일 강원지역 유치원 여교사가 첫 사례로 보고된 이래 학교와 군부대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신병교육대 3곳에서 잇따라 지역사회 감염에 의한 발병사례가 발생해 군당국을 긴장시킨바 있다.



◇9월이 문제다..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불안감 커져 = 신종플루 첫 사망자는 해외에서 감염된 케이스지만 두번째 사망자인 63세 여성은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돼 보건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은 바이러스 보균자와의 접촉없이 공기 중에 떠도는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침투해 감염되는 것으로 환자 본인도 인식을 하지 못해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63세 여성의 경우가 그렇다.

이 여성은 지난달 24일 신종플루로 의심되는 첫 증상이 나타났지만, 본인이나 가족 모두 신종플루에 감염됐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3곳을 전전하던 끝에 증상 열흘만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 투약을 했으나 이미 몸상태는 악화될대로 악화돼 치료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달들어 하루평균 20-30명의 지역사회 감염 추정환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화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이달말 개학 이후 신종플루가 학교에 대유행할 가능성이 크고 감염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 노인 등 고위험군에 전파시킨다면 중증환자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전 세계도 '신종플루 공포' 확산 =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우리와 같은 날 첫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주대륙 중심으로 나타나던 사망사례가 대만,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로 사망사례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인 신종플루 공포가 현실화되는 느낌이다.

신종인플루엔자 A(H1N1)은 지난 4월 멕시코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한동안 주춤하는 듯 하다가 동절기에 들어간 남미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6일 현재 전 세계 신종플루 감염자로 확진된 사람은 17만7천457명이며 사망자는 최소 1천462명에 이른다.

WHO는 "확산일로에 있는 신종플루 감염자 수가 전 세계 인구의 30%인 20억명에 달할 수 있다"면서 "신종플루가 이전의 다른 어떤 전염성 독감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6월 11일 WHO는 신종플루의 확산과 관련해 인플루엔자 경보의 최고 단계인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하고 가을에 앞서 각국이 충분한 백신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 1918년 전 세계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이나 1968년 1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홍콩의 'H3N3'형 바이러스 등 선례를 볼 때 새로운 인플루엔자가 1차보다 변이과정을 겪은 2차, 3차 도래 시 인체에 더 치명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종플루가 변이과정을 겪어 올 가을 북반구로 확산될 경우 '스페인 독감' 정도는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 yks@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