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 의원들 경제지력 대결
[경제토플 TESAT] 여야 국회의원도 단체 응시 "쉿, 우리는 지금 테샛 공부중"

경제토플 테샛(TESAT ·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이 제4회 시험을 거치면서 응시자들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테샛은 당초 기업들이 신입사원 선발이나 승진 평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경제이해력 검증 시험이다. 1회부터 3회까지는 주로 기업들과 대학생들이 응시했는데 오는 22일 치러지는 4회 시험은 국회의원과 보좌관들,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테샛이 단순한 경제지식을 묻는 시험이 아니라 시장경제 원리와 합리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테샛을 통해 시장경제 체제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지식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 보좌관들 테샛 '열공'

국회의원 중 가장 먼저 테샛 시험 원서를 낸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서울 양천을)은 "정치학과 출신이지만 의정활동에서 터득한 '실전 경제학'에서 만큼은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객관적인 지표로써 실력을 검증받기 위해 응시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초선이지만 평소 소신있는 당 쇄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당내에서 경제 · 금융위기극복 종합상황실 금융팀장을 맡는 등 경제 전문가로서의 입지도 굳혀가고 있다.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부산 금정구)은 "직접 테샛을 쳐보고 기업 현장에 어느 정도 접목이 가능할지 판단하겠다"며 응시를 결정했다. 부산의 알짜기업인 동일고무벨트의 대주주이기도 한 김 의원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 동일고무벨트의 대표이사를 맡은 적도 있어 경제적 감각이 다른 어느 의원 못지 않다.

야당에서는 김재윤 민주당 의원(환경노동위원회 간사,제주 서귀포시)이 테샛에 도전한다. 그는 학부에서부터 박사과정까지 문학 전공 외길을 걸어왔다. 국회 내에서는 탁월한 협상가이며 어디서든 시 한 수를 읊을 수 있는 감수성 풍부한 로맨티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의원은 "꼭 점수를 얻겠다는 목적이 아니더라도 테샛 준비 과정에서 얻는 게 많은 것 같다"며 "그동안 알고 있던 경제 지식을 한번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테샛 단체 응시를 계기로 하한기를 잊은 경제 열공 모드에 빠져든 케이스다. 당직자들끼리 기출문제를 돌려보며 업무 중에 틈틈이 짝을 지어 문답식으로 공부하며 테샛에 대비하고 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정책을 검토 추진하는 데 있어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의 기본원리에 대한 감각이 필수적이라 자발적인 시험 응시를 권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토플 TESAT] 여야 국회의원도 단체 응시 "쉿, 우리는 지금 테샛 공부중"

윤용로 행장,이두형 사장 테샛 응시

윤용로 기업은행장과 이두형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젊은 직원들과 함께 이번 4회 테샛에 응시하기로 했다. 윤 행장은 "공부하고 시험 본 게 너무 오래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명색이 은행장인데 부끄럽지 않은 점수를 받겠다"며 "한경에 매일 실리는 테샛 예시 문제를 따로 모아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직원들에게도 테샛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이 사장은 "증권업계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 모두가 경제 현상 전반에 대해 두루 잘 알아야 한다"며 "때마침 테샛과 같은 좋은 평가방법이 나와 직원들이 경제이해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테샛 직장인 응시자들은 직장 내에서 스터디를 만들거나 정기적인 공부모임을 열기도 한다. 기업은행의 강혜림 사원은 "똑같은 경제 현상을 보고 똑같은 경제신문 기사를 읽더라도 남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테샛은 현실의 경제현상과 접목해 경제 지식을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동기들과 스터디 자료를 만들어 돌려 보면서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내에서도 테샛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경제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객관적으로 인정 받는다. IBK투자증권의 황재상 주임은 "테샛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볼 때 문제가 지루하지 않고 흥미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들 테샛 응시료 지원 · 설명회 개최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테샛 응시료를 지원해 주거나 자발적으로 설명회를 요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테샛 응시료를 전액 지원하기로 한 D대학의 관계자는 "테샛을 본 학생들이 취업홍보실에 지원을 적극 요구해 응시료를 전액 지원하고 학교에 고사장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담당 교수들과 함께 검토한 결과 테샛 응시를 지원하는 게 학생들의 취업과 경제이해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에 테샛 설명회를 요청한 J대학의 경영대학 학장은 "테샛 정도의 문제 수준이면 앞으로 입사 시험이나 경제이해력 평가 기준으로 테샛을 채택하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학생들에게 테샛을 정기적으로 응시하도록 하고 성적 우수자에 대해서는 장학금을 내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현/정재형/유승호 기자 kh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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