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요구에 사측 수용..공장 정상가동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기아차 노사가 14일 오후 3시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협상을 재개키로 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27일 이후 18일만으로 여름 휴가 뒤 처음 열리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날 일단 부분파업을 풀고 정상 근무에 들어갔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임금협상 교섭위원 20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이에 대한 진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사측에 협상 재개를 요청했으며, 회사 측이 이를 받아들여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날 협상에 서영종 사장 등 사표를 냈던 기존의 교섭위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조 측은 사측 교섭의원들의 집단 사의 표명의 배경과 이에 대한 회사 측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노조가 먼저 협상을 요청한 것은 파업 장기화에 따라 협상 타결에 대한 여론의 압박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교섭위원들의 일괄 사표 제출에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0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이달 말까지 매일 주야간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뒤 파업을 진행해왔다.

서영종 사장 등 사측 교섭위원 20명은 파업 장기화에 책임을 지겠다며 같은 날 사표를 제출했으나 회사 측은 이를 수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12일 긴급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14일과 18일 교섭하자고 사측에 요청했으며, 교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14일 6시간과 18일 4시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현재 기본급 5.5% 인상과 생계비 부족분 200% 이상 지급, 주간연속 2교대제(8+8)와 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동결, 생계비 부족분 200%와 격려금 250만원 지급 외에 '8+9 방식의 주간 연속 2교대제 시행'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2일까지 노조의 파업으로 2만8천여대의 생산차질과 5천억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했으며 이달 말까지 파업이 계속될 경우 6만여대의 생산차질에 매출 손실이 사상 최대인 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