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자동차 노사가 13일 임금동결 및 고용안정을 핵심 내용으로 한 올해 임금합의안에 서명했다. 상위단체인 금속노조가 GM대우 노사의 협상타결안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GM대우 지부가 합의안 조인식을 강행한 것이다.

GM대우 노조 관계자는 이날 "임금협상안에 대해 이미 조합원 66% 이상의 동의를 받은 데다 9월 말 교체되는 현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의 업무일정 등을 감안해 서명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28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GM대우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 타결안이 기본급 4.9% 인상 및 중앙교섭 전 지부교섭을 끝내지 말라는 지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금속노조는 다만 GM대우가 유동성 위기로 산업은행에 1조원가량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점 등을 감안해 GM대우 노사가 이날 합의안에 서명하는 것을 허용했다.

박용규 금속노조 단체교섭실장은 "GM대우의 임금동결은 불가피한 점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인정해줄 경우 향후 유사 사례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인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때문에 금속노조 차원에서 승인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속노조는 앞으로 GM대우 지부가 지침을 위반한 것에 대해 징계를 포함한 사후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최근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금속노조가 '결국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