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대첩축제기간에 77가지..체인점 형태로 일반보급 계획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들이 먹었던 ‘이순신 밥상’이 400여년만에 재현된다.

 경남도와 통영시는 한산대첩 417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제48회 통영 한산대첩축제 기간인 13일 낮 통제영 운주당에서 ‘이순신 장군 밥상 시식·평가회’를 연다고 12일 밝혔다.이날 나오는 77가지 음식들은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에서 6개월간 난중일기와 덕수 이씨 종가댁 음식,임진왜란 이전 옛 조리문헌 등의 자료를 기초로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통해 만들어 진 것들이다.

 이순신 밥상의 특징은 고추 호박 고구마 등 임진왜란 당시 국내에 없었던 재료들은 배제했다.바다에 접해 있었던 만큼 신선한 제철 수산물을 위주로 식단을 짰다.

난중일기를 보면 당시 장병들이 미역과 전복을 따고 대구, 청어, 숭어 등 각종 해산물을 잡아 임금께 진상하거나 쇠고기 뿐 아니라 노루, 꿩고기 등도 먹었던 것으로 나와있다.틈틈이 직접 밭을 갈고 논농사를 하면서 전투를 치렀다는 기록도 있다.

 이번에 재현된 음식들은 당시 조선 수군이 전투나 훈련할 때 먹은 음식부터 중앙관리를 접대했던 음식,전투승리 후의 특식,삼도수군 통제사와 전라좌수사의 음식, 이순신 장군이 즐겨 먹던 음식 등을 모두 망라했다.

 전투 중 음식으로는 조리가 간편하고 배식하기 쉬운 주먹밥과 콩가루 주먹밥,굴밥,미역밥과 함께 밥에 각종 나물을 올려 비빔밥 형태 등이 선보인다.훈련 때 먹었던 와각탕(모시조개탕), 청어구이, 과동과(오이를 소금에 발효시킨뒤 삶아 식힌 것), 해탕(게살을 뜯어 끓인 탕), 전작(다진 참새고기 양념볶음구이) 등도 재현된다.

 승전 후에는 장병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제공한 음식으로는 설하멱(쇠고기 꼬치), 생치편포(다진 꿩고기 육포), 칠향계(닭찜) 등이 나온다.

 이순신 장군이 평소 즐겨 먹던 음식으로는 장국과 어육각색간랍(쇠고기내장.생선 모둠전), 장김치, 멸치젓 등이 있다.백의종군 때는 연포탕(두부.쇠고기탕), 재첩국, 고사리나물, 취나물, 과동침채(동치미) 등을 먹었던 것으로 고증결과 밝혀졌다.

 경남도는 지난 해부터 임진왜란 당시 전투 음식복원 사업을 펴왔으며 이번 시식·평가회를 끝으로 이순신 밥상 연구용역을 마무리 했다.올 연말 통영 문화마당 인근을 ‘충무공 이순신 장군 먹거리 골목’으로 선포한다.이어 이순신 밥상 1호 체인점을 개원하고 내년에는 전남 여수와 수도권에 2~3호점을 내기로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이순신 밥상을 재현했으며 연말에는 일반인들도 이순신 장군이 드시던 음식을 맛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이순신 밥상 콘텐츠를 활용해 로고와 식기,인테리어 접목 등을 통해 다양한 관광상품을 만들어 남해안 관광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