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병원측 관리소홀 주장

8일 오후 4시 45분께 제주시 아라동 제주대학교병원 정신병동에 입원했던 박모(55.여) 씨가 병실 내부 화장실에서 전깃줄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병원 직원 우모(25)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박 씨가 정신병동 내부 운동실에 있던 러닝머신의 전깃줄을 뽑아 병실 안으로 가지고 들어간 뒤 목을 맨 것으로 보고 병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숨진 박 씨의 아들 조모(36) 씨는 "병원측에서 규정상 15분마다 환자들의 상태를 체크한다고 했으나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한 결과 어머니가 30여분간 러닝머신 전깃줄을 뽑으려고 이상행동했고 병실 안에 들어간 뒤에도 70여 분간 아무도 확인을 하지 않았다"며 "병원측의 관리소홀로 어머니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어머니가 작년 9월 교통사고로 팔과 어깨를 다친 뒤 가벼운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며 "의사가 병원에 있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해서 4일 입원했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어제 오전 주치의가 환자를 면담했을 때 그런 일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감지할 수 없었고 오히려 상태가 좋아지는 것으로 진단했는데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며 "간호사들이 30분 간격으로 병실을 돌아다니며 체크를 했지만 러닝머신의 전깃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까지는 감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