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의 상징으로 통하는 대구를 가로지르는 신천변에는 벌써 더위를 잊은 코스모스가 피었다.

대구의 ‘찜통더위’는 사라지고 서울보다 더 낮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밤이면 방문을 닫고 이불을 덮지 않으면 오히려 추위를 느끼게 할 정도가 됐다.

대구 시민들은 물론 외지에서 대구를 찾은 방문객들도 여기가 정말 대구 맞느냐며 의아해 하고 있다.

밤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던 두류공원 야외음악당 인파는 예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열대야 특수를 노리던 야식업체들도 웃음을 잃었다. 동해안 해수욕장도 개장 휴업상태로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8월 달 낮 최고 기온이 매일 30℃를 넘었지만 올들어서는 단 하루도 없었다.

7월 평균 기온은 24.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 낮았다. 최고 기온도 지난해 33.1℃ 보다 3.7℃나 떨어진 29.4℃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여름특수를 기대했던 곳에서는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형유통업체의 빙과류, 냉방기기 판매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홈플러스 칠곡점의 경우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일까지 빙과류 판매는 전년대비 49.3%, 에어컨 등 냉방기기 판매는 60%가량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의 경우 휴가절정기로 평일매출이 명절 수준 만큼 올라야 하지만 보통 평일 수준에 그쳤다.

경북지역 해수욕장들은 여름 속 한파를 겪고 있다. 경북도 해양정책과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경북도내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수는 17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0만명에 비해 80만명가량 줄어들었다.

대구 기상대 관계자는 "동해상 고기압형성으로 북동쪽에서 서늘한 바람이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잣은비로 인해 예년보다 더 낮은 가운데 태백산맥 소백산맥 동쪽이 예년보다 기온이 크게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