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협약 협상 실패..선박 입출항 차질 불가피

부산항 예인선 선원 노조가 6일 사측과의 기본협약 협상에 실패했다며 파업을 선언했다.

예인선 선원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부산항 선박 입출항 차질로 항만물동량 처리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예인선 선원 노조인 민주노총 전국항만예선지부 부산지회는 이날 오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사측인 부산항 예인선협회와 쟁의행위조정을 벌였지만 양측은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중재에 실패하자 노조는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사측이 노조 실체 인정과 노조 활동 보장, 교섭 방법 결정 등을 핵심으로 한 기본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무성의로 일관해 조정이 실패해 파업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파업 돌입 시기와 방법, 수위는 이날 밤 열 예정인 집행부 회의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사는 오후 3시께부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조정을 벌였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조정이 시작된지 3시간여만에 등을 돌렸다.

노조 측은 기본협약 협상을 6개 회사 노사대표가 공동 협의하자고 한 반면 사측은 각 회사별로 협상하자고 해 조정이 시작되자마자 회의가 중단됐고 결국 노사가 분리된 상태에서 조정위원들이 양측을 오가며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로 끝났다.

예인선 노조가 파업을 선언하자 부산항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전체 7개 선사, 32척의 예선 가운데 노조에 가입한 예인선은 16척밖에 되지 않고 노조 가입 예인선 중에서도 6척은 선장과 기관장이 가입해 있지 않아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22척은 정상운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부산항은 북항 12척, 신항 3척, 감천항 4척 등 19척의 예선만 있으면 큰 문제가 없다"며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당장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인선 노조의 파업이 눈 앞에 다가오자 파업이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선박 입출항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결국 부산항의 신인도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산항 관계자는 "지난달 예인선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을 때 글로벌 선사들이 크게 불안해 했으며 파업이 시작되면 입출항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파업 돌입 선언으로 외국 컨테이너 선사들이 부산항을 외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예인선(Tug Boat)은 1천t 이상 대형 화물선이나 여객선이 부두에 안전하게 접안하고 출항할 수 있도록 도선사의 지휘를 받아 배를 밀고 당기는 역할을 하는 배를 말한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