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점거농성 사태가 끝났다. 쌍용차 노사는 어제 최후의 담판을 갖고 당초의 정리해고 대상자 중 52%를 해고하고 48%는 무급휴직으로 돌린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로써 노조는 77일이나 이어온 공장불법점거를 풀었고 회사도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한 셈이다. 우려됐던 최악의 파국 사태는 피했다는 점에서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날 합의 내용은 당초 회사측이 제시한 정리해고 60%, 무급휴직 40% 안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결국 이런 정도의 선에서 합의될 수밖에 없는 사안을 두고 노조가 왜 그런 극단적 투쟁을 벌였는지이해하기 어렵다. 회사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혔을 뿐 아니라 회사와 노조, 직원들 상호간에 회복하기 힘든 불신의 골이 패이게 하는 등 너무도 깊은 상처를 남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쌍용차 노사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 과연 회생가능한 일인지조차 불투명한 것이 지금의 경영환경이다. 그렇지 않아도 매출 감소 등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소비자들의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는 치명적 타격을 가했다. 쌍용차로서는 내부적 갈등 수습과 함께 이런 외부적 환경도 타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는 이중 부담을 안게 됐다는 이야기다. 산넘어 산인 셈이다. 따라서 쌍용차 노사는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혼신의 힘을 다해 회사 정상화에 매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해둘 것은 이번 사태의 마무리를 결코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공장불법점거 과정에서 노조원들은 화염병과 볼트 새총 등 사제 무기류를 동원해 직원들과 경찰을 공격하는가 하면 공장에 불을 지르기도 하는 등 무법천지를 연출했다. 시너 등 위험물질이 가득해 공권력이 진입하기 어려운 도장공장을 은신처로 삼아 온갖 과격폭력 행위를 저지르면서 회사와 협력업체 지역경제 등은 얼마나 피해를 입든 오불관언(吾不關焉)이었다. 노조의 집단이기주의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극단적 전형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 가담자들에 대해선 경중을 따져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지 않으면 안된다. 이번에 현명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결코 잊어선 안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