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U고 수업중 체육관서 수천명 종교행사
100만원 받고 나흘간 교회 부흥회에 빌려줘

수능 100일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가운데 지역의 한 고등학교가 전국 규모의 특정 종교행사 용도로 학교 체육관을 빌려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오후 중구의 U고 학생들은 방학 중 보충수업을 받다 난데없이 들려오는 시끄러운 음향기기 소리와 함성 때문에 수업을 종료해야만 했다. 학교 체육관에서 특정 종교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남구의 A교회가 마련한 이 행사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국적의 한 유명 목사 초청 행사로 이날부터 오는 7일까지 4일 동안 매일 오후 1시, 7시 두차례씩 열기로 예정돼 있었다.

더욱이 이 학교는 행사 특성상 각종 음향기기의 사용이 빈번해 학생들의 수업 방해가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하루 25만원의 사용료를 받는다는 계산만으로 임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나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더욱 공분을 샀다.

더욱이 수업을 받는 본관과 행사가 열린 체육관의 거리가 불과 10m도 채 떨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번 행사가 전국 규모의 종교행사여서 2000여명의 신도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수업에 더 큰 방해가 됐다.

이에따라 이날 이 학교 학생회는 수업을 거부하는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또 학생들의 수업방해 소식을 듣고 학교를 찾은 일부 학부모들이 종교행사 중단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교회측 인사들과 몸싸움을 벌여 한 때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학교를 찾은 한 한부모는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전국 규모의 종교행사를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갈 일이냐”며 “학생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학교에서 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교측 관계자는 “행사가 수업에 방해가 될 만큼 시끄러울 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한편 이 학교 교장은 이 교회 신도로 알려졌다. 울산=하인식,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