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평택공장은 4일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고조됐다.

동이 틀 무렵인 이날 오전 5시께 평택공장 북문 주차장에서는 요란한 헬기 프로펠러의 굉음이 정적을 깼다.

곧바로 주차장을 이륙한 헬기는 도장공장 주변을 맴돌며 공장 주위를 살폈고 공장 안에서 노조원과 대치하던 500∼600명의 전경들도 일제히 방패를 두드리며 도장공장 바로 앞까지 접근했다.

특히 정문 반대편인 북문 쪽에서 대치하던 병력 50여명은 전날 도로를 가로막았던 장애물 일부가 제거되면서 처음으로 도장공장까지 진입해 정문에서 진입한 병력과 한 무리를 이루기도 했다.

노조원들은 갑작스런 경찰의 행동에 당황했는지 10여명이 서둘러 옥상으로 올라와 볼트를 던지는 등 저항했고 일부는 조립3, 4라인 옥상 위를 뛰어다니며 상황을 살폈다.

도장공장 앞까지 진입한 전경들은 30분쯤 뒤 원래 위치로 물러났다가 오전 7시께 한 차례 더 도장공장 앞까지 다가갔다 되돌아왔다.

공장 밖에서도 부산함이 이어졌다.

사측 임직원 4천500여명 전원의 평택공장 출근 지시가 내려진 이날 본관 앞에는 7시30분께부터 직원들의 출근 행렬이 이어졌다.

정문과 남문 사이 본관 앞 쪽문에는 미리 출근한 직원들이 신원을 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첫 출근한 직원들에게 '정상조업'이라고 적힌 주황색 띠를 나눠줬다.

출근한 직원들은 20∼30명씩 무리를 지어 공장 안 곳곳에서 대기했다.

이들의 표정은 악화되고 있는 회사 상황을 반영하듯 어두웠다.

경찰과 소방 당국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가 오전 8시를 전후해 속속 평택공장으로 출근해 본관 5층에 마련된 지휘본부로 들어갔다.

소방본부의 고위 간부들도 이른 아침부터 본관 앞 주차장에 마련된 소방지휘본부로 나와 진압작전도를 펴놓고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노조가 점거 중인 도장공장에 대한 입체적인 진압 작전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다.

평소보다 훨씬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자 공장 정문 밖 천막에서 밤을 보낸 진보정당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공장 안을 살폈다.

(평택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