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녀'가 뜨면 여성들은 바빠진다. 완판녀란 무엇이든 착용만 하면 매진시켜 버리는 여성 스타를 가리키는 신조어로,주로 패셔너블한 스타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명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2000년대 이후 패션이 20~30대 여성들 사이에 중요한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로 인식되면서 생겨났다.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그들이 일단 착용하면 옷,화장품,가방 등 품목에 상관없이 스타의 이름을 딴 제품으로 통용되며 순식간에 동이 나 버린다. 때문에 완판녀의 제품에 갖가지 '애칭'이 탄생했다. 제품 자체에 패셔니스타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스며들어 그 효과가 판매로 이어지자 업계에서는 앞다퉈 '완판녀 만들기' 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생 완판녀 vs 스테디셀러 완판녀

완판녀라고 해서 다 같지는 않다. 최근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한효주와 '내조의 여왕'의 김남주,상반기 큰 인기를 얻은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는 '신생 완판녀'다. 드라마와 함께 캐릭터가 사랑을 받으면서 그들이 드라마 속에서 착용한 제품이 화제가 된 것.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 자체에 대한 환상으로 인해 워너비(wanna-be)가 된 경우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초까지 방영된 '꽃보다 남자'의 F4를 들 수 있다. 그들이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드라마 속 판타지적 캐릭터로 인해 스타일에 대한 후광효과를 몰고 왔다. 최근 한효주는 캔디형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 '뜨는 완판녀'로 떠올랐다. 드라마 속 고은성의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스타일에 대한 워너비로 향한 것이다.

스타일 자체로 인해 패션 아이콘이 된 완판녀도 있다. 이른바 '스테디셀러 완판녀'라고 할 수 있다. 그 스타가 착용한 제품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그의 이름을 딴 애칭이 붙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대표적인 예가 이효리,이혜영,서인영.이효리는 평소 파파라치 사진부터 버라이어티쇼의 이지웨어까지 모두 인기 스타일이 된다. 이혜영도 새로운 뷰티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이혜영 화장법''이혜영 립스틱'을 유행시켰다.

이러한 완판녀 신드롬은 브랜드의 홍보전략과 이어진다. 일단 완판녀가 착용했다 하면 '검증된 아이템'으로 인식돼 판매가 급증하기 때문.완판녀 신드롬 자체가 스타를 '완판녀'로 만들기도 하는 반면 톱스타가 착용한 제품이 화제가 됐어도 완판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뜨는 완판녀'와 반대로 '지는 완판녀'들은 한때 톱스타로 스타일을 주도했지만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완판녀 따라잡기 Do & Don't

완판녀를 보면 지금 가장 핫한 아이템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서인영의 오버롤 점프수트와 글래디에이터 킬힐,소녀시대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쇼트 팬츠의 마린 룩,이혜영의 컬러 원피스와 핑크 립스틱,한효주의 스키니진,김연아의 스모키 메이크업,김남주의 물결 펌 등이다. 트렌드 세터라면 꼭 갖춰야 할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은 현재의 패션,뷰티 트렌드를 말해준다.

건질만한 아이템을 발견했다면 완판녀들의 스타일링 비법을 훔쳐보자.서인영의 점프 수트는 티셔츠에 킬힐을,비가 올 땐 레인보우 부츠나 플랫 슈즈를 매치해도 좋다. 소녀시대의 스트라이프 티셔츠는 쇼트 팬츠나 스커트,청바지 등을 활용해 클래식하게 또는 트렌디하게 연출한다. 이혜영의 컬러 원피스는 몸매를 커버하는 H라인 형태로 스타일리시하게 입거나 허리를 잘록하게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S라인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 한효주의 스키니진은 롱 티셔츠나 미니 원피스에 매치하는 등 한효주처럼 '착한 스타일'을 연출하면 좋다.

하지만 완판녀를 무조건 따라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촌스러워 보일 수 있으므로 자신의 스타일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혜영 립스틱'의 비비드한 핑크가 예쁘다고 해서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던 사람이 자신의 평소 스타일을 생각하지 않고 립스틱만 바르면 입술만 붕붕 떠 촌스러울 수 있다.

우리에게 보여지는 스타의 완벽한 스타일은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김남주의 '물결 펌'은 모든 헤어 타입에 어울리지는 않는다. 김남주처럼 완벽한 물결펌을 선보이려면 매번 드라이나 고데기로 고정시켜야 한다. 머릿결에 따라 물결을 살리면서 별 다른 세팅이 필요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미디엄 웨이브를 대안으로 선택해야 한다.

/브레인파이 대표 · 스타일 컬럼니스트 www.cyworld.com/venus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