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만에 재개된 노사 교섭이 31일 자정을 넘기며 계속되는 동안 쌍용차 평택공장 안팎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30일 아침부터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이날 마라톤 교섭은 사측이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한 채 비공개로 진행해 대화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교섭은 쌍용차 본관 건물과 도장 공장 사이 공터 '평화구역'에 설치된 2개의 컨테이너에서 대표자 협의와 실무자 협의의 '투 트랙'으로 진행됐다.

사측은 교섭 시작 이후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쳐 프레스센터를 찾아 브리핑했지만 "정리해고자 처우에 관한 여러가지 안에 대해 많은 가능성을 갖고 협의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 외에 구체적인 교섭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전 브리핑에서 "노조의 입장 변화가 있었다"던 브리핑 담당 최상진 상무는 오후에는 "의견 차이가 크다"고 분위기를 전해 대화가 난항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다.

공장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노조는 취재진에 브리핑하거나 보도자료 배포를 하지 않았다.

노조는 수차례 전화 통화에서 "(노사간의) 의견 차이가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면서 교섭장을 드나드는 한상균 노조 지부장 등 노조 집행부의 표정도 점차 어두워져갔다.

노사의 사전 조율로 빠른 타결이 기대됐던 교섭이 장시간 계속되자 한때 결렬 위기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오후 7시20분께 2차 정회를 하고 밖으로 나온 노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진전은 없지만 악화되지도 않았다.

오전 회의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공장 밖에서는 노조원 가족과 협력업체 관계자, 사측 직원들,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평화적 해결을 기대하며 가슴을 졸였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교섭장 주변을 지켜본 가족대책위 이정아 대표는 "하루 종일 기도하는 심정"이라며 "그동안 몇 차례 대화가 실망스럽게 끝났었는데 이번만큼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명호 평택시장과 한나라당 원유철, 민주당 정장선,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 '중재단' 4명은 노사의 대화 재개를 환영하는 성명을 내고 희망적인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일부 사측 직원들은 방송차량의 확성기를 통해 대화 재개에 불만을 표출하거나 노조의 폭력시위를 담은 사진 수십 장을 정문 앞 컨테이너 벽에 내붙이기도 했다.

(평택연합뉴스) 심언철 김동규 기자 press1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