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유엔 기후변화회의 당사국 총회에서는 2012년 마무리되는 교토의정서 체제 이후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문제가 논의된다. 한국은 이 회의에 즈음해 자발적인 국가 감축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를 추산한 뒤 그 수치에서 일정량을 줄이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별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는 이뤄진 적이 없다. 당연히 국가 전체 배출량도 추정치에 불과했다. 정확한 배출량도 파악하지 못한 채 국가의 자발적 감축목표를 발표하겠다고 공언해 온 것이다.

정부가 처음으로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2005년의 지자체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14만개의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전수조사까지 벌였다. 그 결과 16개 시 · 도 가운데 전력(전환전력 포함)이 생산된 지역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지역은 충남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15.7%를 차지했다.

충남이 배출량 1위로 조사된 것은 발전량이 많아서다. 전체 전력의 24.9%가 충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철강과 석유화학산업이 집중돼 있는 전남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은 12.7%로 두 번째였고,경기(12.0%) 경남(11.3%) 울산(8.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제주(0.6%) 광주(0.8%) 대전(0.9%) 대구(1.7%) 전북(1.9%) 등은 온실가스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력이 소비된 지역을 기준으로 한 온실가스 배출량(소비된 전력을 생산했다면 배출량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추정해 계산한 배출량)은 경기도가 전체의 16.5%로 가장 많았고,전남(13.2%) 경북(11.3%) 울산(9.6%) 서울(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예를 들어 충남에서 생산된 전력이 서울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배출기준과 소비기준으로 나눠 파악하는 게 상당히 유용하다"면서 "지자체별 배출량 합계는 두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평균 11.6t??(6개 온실가스를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환산한 톤 단위)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울산이 45.6t??로 가장 높고 충남(45.5t??) 전남(38.3t??) 경남(20.2t??) 등이 뒤를 이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