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한국 워킹홀리데이 비자소지자(워홀러)들의 사망과 유학생 자살 등이 잇따르면서 워홀러 및 유학생 사회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모습이다.

호주 워홀러 및 유학생들은 지난 22일 발생한 사망 및 자살, 교통사고로 모두 4명의 워홀러와 유학생이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 착잡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30일 시드니시내 유학원 및 시드니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후 워홀러나 유학생들의 유학원 문의나 방문이 급감하고 있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향후 부정적인 방향으로 여파가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유학원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사고로 아무래도 유학생 및 워홀러들이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지난해말이후 유학 문의나 워홀로들의 방문이 조금씩 줄어드는 분위기였는 데 더 위축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워홀러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그냥 세월을 보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일부 워홀러들의 경우 농장 등지에서 일을 하기 위해 알선업체에 돈을 쥐어주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워홀러들은 1년동안 호주에 체류하는 과정에서 식당이나 농장 등지에서 일하거나 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워야 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 학비조달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이번 사건이 워홀러나 유학생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B유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의 유명배우 동생이 시드니시내 한복판에서 피살됐을 당시에도 유학생이나 워홀러 시장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이번 일로 워홀러나 유학생들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유학원 관계자는 "이번의 잇단 워홀러 및 유학생 사망사고 여파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워홀러들이 일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 아무래도 워홀러 시장이 전체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유학원 관계자는 "매년 10여명의 워홀러나 유학생들이 호주에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일들은 예년같으면 그냥 스쳐지나갔을 일로 전체 한국 워홀러 및 유학생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째 시드니에 체류중이라는 한 20대 워홀러는 "개인적으로 절제된 생활을 한다면 워킹홀리데이 제도는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남 한국총영사관 총영사는 "워킹홀리데이서포팅센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과 매달 만나 워홀러들의 안전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주한호주대사관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신청할 경우 자동적으로 워홀러 관련 당부사항을 담은 웹사이트가 화면에 뜨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호주에는 현재 3만여명의 워홀러들과 3만여명의 유학생들이 거주중이다.

(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