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조기 집행 등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경제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재정사업 전문 집행기관인 조달청이 주목받고 있다.

조달청은 특히 올해 예정된 조달사업 및 시설계약(약 34조원)의 90%인 30조원 상당을 상반기(6월말 현재)에 집행한 것으로 확인돼 경제 조기 활성화의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지난 23일로 취임 6개월을 맞은 권태균 조달청장(54)에게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권 청장은 27일 "내수 부진 및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많은 기업이 일감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안정적인 생산활동과 일자리 유지 · 창출에 도움이 됐다고 들었다"며 "올 하반기에도 예산 낭비나 중복 투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경제를 살리는 데 조달청이 최일선에 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권 청장과의 일문일답.

▶하반기 최대 프로젝트이자 범 정부적 역점사업인 '4대강 살리기' 추진 계획은.

"4대강 살리기는 총 22조원을 투입,2012년 완료된다. 이번 달부터 발주가 시작돼 대형 공사는 올해 안에 대부분 발주를 끝내고 시공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조달청이 6조~7조원을 집행한다. 4대강 살리기는 특히 대표적인 녹색 뉴딜 사업이다. 친환경, 녹색건설기술이 제대로 적용되도록 선도할 계획이다. '녹색기술사전평가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또 각 발주단계마다 녹색기술 적용여부를 점검해 녹색기술이 가장 많이 적용된 설계 및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도록하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중이다. "

▶경제위기와 더불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심상치 않다.

"자원 부족국인 우리나라는 매년 필요 원자재의 92%를 수입에 의존,비상시를 대비한 비축이 매우 중요하다. 원자재 가격은 경기 회복에 앞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앞두고 미리 대비하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2008년 말 급락한 주요 원자재 가격은 이미 상승세로 전환됐다. 6월 말 현재 구리, 연의 가격은 연초 대비 각각 81%,67%나 올랐다. 비축 예산을 집중 투입해 올해 말 비축 재고를 당초 국내 수입 수요의 30일분에서 40일분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발빠르게 대비해 놨다. "

▶중소 · 벤처기업들이 조달청 계약서만으로 금융 대출이 가능토록 한 '네트워크론'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위기 때 중소기업은 더욱 어렵다. 단순히 생산 및 기술 개발 자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포괄적인 금융 지원을 위해 13개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었다. 특히 신한은행의 경우 장기 연구 · 개발(R&D) 및 투자자금 지원과 컨설팅은 물론 나아가 우수 중기에 대해 은행에서 투자까지 해주는 매우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

▶공공공사 시 기획 단계부터 사후 관리까지 토털 서비스하는 건설사업관리(CM) 계약서비스도 호평을 받고 있다.

"발주 공공기관들은 대부분 공사 관리 전문인력이 없다. 공사관리 전문기관인 조달청이 공공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괄 대행해 줌으로써 품질 향상은 물론 원가 절감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조달청이 5%의 수수료를 받지만 7~8% 이상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50여개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지자체와 공공기관들이 임의 조달로 완전 전환돼 일감이 더 늘 것으로 예상돼 조달청이 바빠질 것 같다. "

▶조달업무의 투명화 효율화를 실현한 국가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를 해외로 수출한다고 들었는데.

"나라장터는 2003년 유엔 공공서비스상을 수상한 이래 전자조달시스템의 'Global Best Practice Model'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코스타리카에 잇달아 수출했다. 앞으로 아프리카(튀니지) 중앙아시아(우스베키스탄) 동남아시아(인도네시아)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별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집중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