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 간 직접 교섭이 무산됐다. 금속노조 및 쌍용차 지부가 평택공장 점거 해제의 선결 조건으로 '총고용 보장'을 또다시 주장하면서 지난 25일 예정됐던 협상 자체가 불발로 끝난 것.사측도 노조가 불법 파업을 풀고 일부 정리해고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협상이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노사 직접협상 어려울 듯

이유일 · 박영태 공동 법정관리인과 정갑득 금속노조위원장,한상균 쌍용차지부장 등 노사 대표 4명은 당초 25일 오전 10시에 만날 예정이었다. 전날 정치인들이 중심이 된 노 · 사 · 정 간담회에서 노사 간 직접교섭을 중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측은 교섭 1시간 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의 진정성 없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중재단은 협상 결렬 직후 사측을 설득해 추후 노사 간 직접 대화에 나서도록 했다. 하지만 시기와 장소 등을 못박지 않아 교섭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조 주장은 파업을 장기화하고 공권력 투입을 저지하려는 전략에 불과하다"며 "노조가 먼저 폭력행위를 멈추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안을 제시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조,"총고용 주장" 반복

노조는 사측과의 협상 전 '전원 무급 순환휴직'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해고 없이도 사측이 원하는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이란 논리다.

회사 측은 순환휴직이 단 한 명의 정리해고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노조의 종전 입장을 되풀이한 것인 데다 휴직을 통해 강경노조를 계속 끌어안고 갈 경우 경영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휴직자들은 '퇴직' 상태가 아니어서 어떤 식으로든 노조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 뿐더러 회사 측은 순환휴직자에 대해서도 4대 보험금과 퇴직금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지 못해 회생계획이 실패할 수밖에 없고,기존 희망퇴직자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순환휴직은 총고용을 보장하라는 종전 주장을 말만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대화와 교섭을 촉구하지만 구걸하진 않겠다"며 "미디어법 등 정부의 밀어붙이기가 평택공장에도 적용되면 크나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중재단이 회생 걸림돌"

사측은 정치권과 민주노총 등이 노조의 평택공장 점거 사태에 적극 개입하면서 쌍용차 회생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과 정장선 민주당 의원,원유철 한나라당 의원,송명호 평택시장 등 중재단이 공권력 투입을 자제하고 대안 없는 노사교섭에 나서도록 압박하면서 생산 재개가 늦춰지고 부품업체 도산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정치권과 민주노총,사회단체,종교계 등 사공들이 크게 늘면서 불법 파업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지연되고 있다"며 "쌍용차 회생 자금을 지원하거나 생산 재개를 촉구할 게 아니라면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