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ㆍ해치 등 서울 600여년 `상징' 한 자리에

서울 광화문광장이 1년2개월여의 공사를 마치고 내달 1일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간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을 상징하는 광장을 꾸며져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먼저 지하철 5호선에서 나와 광화문광장으로 이어지는 지하통로에 조성된 `해치마당'에 들어서면 서울의 상징인 해치 조형물이 시민들을 맞는다.

해치마당에서는 지난해 9월 발굴돼 벽면에 복원ㆍ전시된 가로 5m, 세로 6m 크기의 육조거리 토층 원형을 볼 수 있다.

육조거리는 조선 태조 때 한양 도성을 조성하면서 완성한 거리로, 조선시대 도로 공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된다.

해치마당에서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그동안 세종로의 상징 역할을 해온 이순신 장군 동상이 위엄을 드러내며 우뚝 서 있고, 그 뒤로 새롭게 탄생하는 광화문광장이 펼쳐진다.

동상 주위에는 최고 18m 높이까지 치솟는 분수 200여개와 물 높이 2m의 바닥분수 100여개가 설치돼 장군이 왜적을 물리쳤던 해전을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묘사한다.

동상에서 광장 좌우를 바라보면 양옆 가장자리로 폭 1m, 길이 365m의 얕은 물길이 흐른다.

이번에 새로 이름붙여진 `역사물길'이다.

동측 역사물길에는 바닥돌에 1392년 조선 건국부터 2008년 현재까지의 역사를 음각으로 새겨 `역사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서측 물길 바닥은 미래의 역사를 담기 위해 빈칸으로 남겨뒀다.

이순신 장군 동상을 약 250m 지나 세종문화회관 앞의 광장 중심에 이르면 세종대왕 동상 자리가 있다.

이곳에 자리할 세종대왕 동상은 김영원 홍익대 교수가 현재 작업 중이며, 한글날인 오는 10월 9일 제막 이후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시민들을 맞을 예정이다.

세종대왕 동상 앞으로는 소형 연못 안에 해시계와 물시계, 측우기, 혼천의가 놓이고, 동상 뒤로는 `육진개척'을 보여주는 6개의 열주(列柱.줄기둥)가 세워진다.

동상 지하에서는 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세종이야기'라는 전시공간을 만날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과 KT 사옥을 연결하는 옛 지하차도에 들어서는 '세종이야기'는 한글 창제와 예술, 과학, 기술 등 세종의 위업과 숨겨진 이야기들이 시민 공모를 통해 꾸며질 예정이다.

광화문에 가까워지면 고증을 통해 원위치에 복원된 해치상이 나타나고 광화문 바로 앞으로는 월대(궁전이나 누각 따위의 앞에 세워 놓은 섬돌)도 볼 수 있다.

광화문광장은 이 같은 다양한 상징물이 아니더라도 길이 550m, 폭 34m에 달하는 규모 만으로도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광화문광장의 준공식은 다음달 1일 오후 8시에 열릴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