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는 24일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지급보증 각서를 써줘 현대증권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배임)로 기소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1심에서는 징역 2년6월을 선고했지만 확정된 판결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써준 보증각서가 업무 협정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오너가 지시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이씨가 현대증권 대표이사로서 자신의 임무에 위배해 각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유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이어 “이씨가 작성한 각서로 현대증권이 수천억원의 채무를 부담하게 됐고 이 가운데 얼마나 보존받을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며 “피해액수 등에 걸맞는 형이 불가피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각서를 작성할 당시 손해정도를 예상하지 못했고 김씨가 직접 사익을 취한 것이 아니란 사실을 고려할 때 1심의 형은 무거워 징역 1년6월을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현대증권 대표이사로 있던 1997년 6월 현대전자가 현대투신 주식을 담보로 캐나다계 은행인 CIBC로부터 외자를 유치할 당시 현대중공업이 주식환매청구권 계약을 체결토록 유도하기 위해 이사회 결의도 거치지 않고 현대증권 대표이사 명의의 지급 보증 각서를 현대중공업에 써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