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장모와 처를 포함, 부녀자 10명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된 연쇄살인범 강호순(39)에게 항소심에서도 사형이 선고됐다.

2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살인ㆍ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ㆍ현주건조물 방화치사 및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강호순에 대해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강씨는 자신의 생명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10명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자신이 검거된 이유에 대해 운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등 재범의 위험성이 큰 만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으로 대다수 국민이 큰 충격을 받았고 사회불안과 불신 풍조를 야기했다"며 "사회적 해악이 큰 만큼 극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판결에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결심공판에서 "제출된 증거로 볼 때 살인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은 물론 피고가 무죄를 주장하는 존속살해 혐의까지 모든 혐의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강은 결심공판 당시 최후변론에서 "수원구치소에서 선교단으로부터 성경책을 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봤는데, 지금까지 살아온 게 다 잘못된 것 같다”며 "잘못했습니다. 항시 반성하겠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강은 지난 2005년 10월 경기 안산시 본오동의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처와 장모를 숨지게 했고, 2006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경기 서남부 일대와 강원도에서 부녀자 8명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강은 이 중 2005년 장모와 처를 숨지게 한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에 불복, 항소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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