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과 오토바이가 나란히 진행하다 트럭의 후사경 사각지대에서 오토바이가 트럭 바퀴에 충돌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면 트럭 운전자에게도 절반에 가까운 과실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2부(재판장 이성구 부장판사)는 트럭 운전자 소속 A사가 충돌사고로 사망한 오토바이 운전자 아내 B씨와 그 자녀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청구 소송에서 "B씨에게 5천여만원, 그 자녀들에게 3천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트럭 운전자가 신호대기 당시나 사고 전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전후좌우나 후사경을 살펴봤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며 "트럭 운전자에게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트럭을 앞지르거나 뒤따르지 않고 나란히 진행하다 사고를 당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A사의 책임을 9분의4(약 44%)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면서 연월차 수당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정적, 계속적으로 지급받은 임금으로 볼 수 없다"며 피해자의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1심도 "비록 후사경에 사각지대가 있더라도 그에 의존하지 말고 육안으로 확인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트럭 쪽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A사는 2007년 7월 경기도 오산시 교차로에서 소속 트럭과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던 오토바이가 트럭 왼쪽 뒷바퀴를 들이받아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하자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