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주장..질병관리본부 "국가필수예방접종 검토 중"

대한간학회(이사장 이영석)가 최근 급증하고 A형간염과 관련, 정부가 A형간염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22일 밝혔다.

간학회는 이날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 토론회를 통해 "A형간염 항체가 없어 발병 위험이 높은 청소년 및 20~30대 청장년층에 대해서는 A형간염을 심각한 전염병으로 인식, 관리해야 한다"면서 "A형간염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고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는 또 영유아 정기예방접종 종목에 A형간염을 추가하는 한편 발병 위험이 큰 연령층과 고위험군에 대해서도 예방 접종을 확대해 시행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이영석 이사장은 "A형간염은 우리나라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의 약 77%를 차지하는데, 최근 역학 추이를 볼 때 지속적인 증가와 확산이 우려된다"면서 "국민의 A형간염 예방을 위해 의료계는 예방 접종 및 위생 홍보에 주의를 기울이고, 정부에서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 권준욱 과장은 "현행 전염병예방법에서 '지정전염병'으로 분류된 A형간염을 발생 또는 유행 즉시 방역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제1군 법정전염병'에 포함해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국내 전염병 통계에 따르면 A형 간염 환자는 2002년 300여명 수준에서 2008년 약 8천명으로 약 26배가량 급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이미 9천600여 건이 신고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급성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돼 간 이식을 한 경우는 약 11건, 사망한 경우는 약 5건에 달하는 것으로 의료계는 집계하고 있다.

A형간염은 감염 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보통 4주 정도의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식욕부진, 피로감 등 감기와 유사한 초기증상을 나타내는데, 증상발생 2주 이전에 바이러스 배출이 가장 많아 주변 사람에게서 2차 감염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유아, 어린이보다는 청소년이나 장·노년기로 갈수록 증세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치사율도 높아지는 게 특징이다.

아직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는 만큼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고려대병원 소화기내과 연종은 교수는 "아직 별다른 치료제가 없는 실정에서 A형간염 백신 접종은 최선의 질병통제 방법"이라며 "미국의 경우 소아에게 A형간염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이후 백신 접종이 권고되는 연령대에서 질병 발생이 현저히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