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현 예정지 이전 절차 진행 중

'서울에서 경북 경주로 옮기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건립 부지가 변경될까'
정치권과 자치단체, 시의회, 한수원이 2년6개월 이상 지속된 소모적인 논쟁을 매듭짓기 위해 다음달까지 원래대로 양북면 장항리로 한수원 본사를 이전할 것인지, 아니면 경주 도심권으로 위치를 바꿀지를 결정하기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수원 본사의 이전 위치는 2006년 12월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로 결정됐지만 이후 도심권으로 변경하자는 주장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장항리는 부지가 협소하고 시내권과 멀어 기업 동반이전이 불가능하고 시너지효과가 반감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쟁을 끝내기 위해 경주가 지역구인 무소속 정수성 국회의원과 백상승 경주시장, 최병준 경주시의회 의장, 김종신 한수원 사장이 다음달 중에 한수원 본사 위치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지만 이미 결정된 것을 다시 변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만만찮다.

2006년 12월 한수원 본사를 유치한 양북면 등 동경주 주민들이 도심권으로 옮기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2년6개월 이상 별다른 진전없이 끌어 온 문제가 단번에 쉽게 풀리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와 한수원은 양북면 등 동경주지역에 한수원 본사를 대신하는 인센티브(유인책)를 제시해 도심권 이전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시일이 촉박한 상황에서 아직까지 구체적인 인센티브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시나 한수원에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부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면 몰라도 이미 부지가 정해진 상황에서 이해 당사자가 있는데 다시 결정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동경주지역 대책위 한 관계자는 "한수원 부지가 결정됐으면 계획대로 빨리 이전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해 연계발전을 꾀해야 하는데 2년6개월동안 도심권 이전을 내세우며 시간만 끌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한수원이 본사의 원래 이전 예정지인 장항리 일원의 편입토지와 지장물에 대한 보상계획을 지난 17일 공고하고 보상작업에 돌입하는 등 이전 절차를 밟고 있어 부지 변경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수원은 이 같은 논의와 관계없이 일단 계획대로 이전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수원 한 관계자는 "오랫동안 논쟁만 거듭됐을 뿐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당장 본사 위치를 변경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주시와 한수원이 다음달까지 어떤 대안을 마련할지, 이를 토대로 이해 당사자들인 동경주 주민들 설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주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h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