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서울시가 수도권매립지 중 매립이 끝난 제1매립장 390만㎡(약 120만평)의 사용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공사 측은 이곳에 인천아시안게임 일부 경기장과 환경에너지타운 등을 짓겠다는 입장인 반면 매립지에 대한 지분율이 가장 높은 서울시는 땅주인 의사를 무시한 개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 서구 백석동에 있는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쓰레기를 묻는 장소. 면적이 2053만㎡(약 622만평)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다. 4개로 나눠진 매립장 가운데 1매립장은 2000년 매립이 끝나 2001년부터 2매립장에서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매립지관리공사는 1매립장 매립이 완료됨에 따라 142만9000㎡(약 43만평)를 활용해 36홀 골프장과 승마장을 지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지원하고 폐기물을 자원화하는 환경에너지타운도 짓는다는 계획이다. 또 경인아라뱃길용 친수 편의시설 부지로도 제공키로 했다. 조춘구 사장은 "수도권매립지를 세계가 주목하는 친환경 관광명소로 만들어 한국의 친환경 이미지를 높이고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정 과제에도 부응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측의 1매립장 개발계획에 대해 매립지 공유수면 면허권(매립 완료 후 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권리)을 갖고 있는 서울시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시 자연순환담당관실 관계자는 "공유수면 면허법에 따라 서울시가 지분율(71.3%)만큼 매립지 사용권한을 갖는 만큼 매립이 끝난 1매립장 사용계획도 서울시 동의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공사 측은 "서울시가 토지권을 갖는 시점은 4매립장까지 모두 매립된 이후이며 현재는 매립 중이기 때문에 2000년 설립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특별법에 따라 모든 매립지의 관리운영권은 공사에 있다"고 반박했다.

수도권매립지의 경우 1989년 서울시가 쓰레기 매립장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에 350억원을 주고 매립 면허권을 받아 매립 후 토지사용권도 확보했다. 그러나 매립이 일부 끝난 매립장에 대해선 사용권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아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사 측 계획대로 1매립장에 시설물이 들어서면 시설물 입주자들의 민원 등으로 향후 추가 매립에 지장을 받을 수 있고 시민공원 축소 등 매립지 전체 이용 계획에도 혼선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