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이하 영유아에게는 로타바이러스가 신종 플루만큼이나 위험합니다. 이에 대한 확실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

로타바이러스 분야 세계적인 석학 미구엘 오라이언 칠레대 의학부 교수(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는 여름철일수록 영유아에게 심각한 설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질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의 로타바이러스 감염 및 치료사례 데이터 수집차 방한한 오라이언 교수는 현 칠레대학 의학부 교수이자 칠레 감염병학회 회장.로타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다국가 임상(뉴 잉글랜드 저널오브 메디슨 2006년 1월 발표)의 책임 연구자로 제3회 세계소아감염병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오라이언 교수에 따르면,로타바이러스는 병원성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신종 플루 바이러스와 달리 1973년 발견된 이래 지금까지 1000여건 이상의 연구논문이 발표된 '잘 알려진'병원체다. 그러나 위험성은 일반인들의 생각을 초월한다. 매년 50만명 이상의 영유아가 로타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심한 설사 증세를 일으켜 감염 후 48시간 내에 칼슘 나트륨 등 필수 미네랄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국내에서도 지난 10여년간 3~4건의 사망사례가 발견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사망사례가 없는 신종 플루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로타바이러스의 가장 큰 문제는 위생상황을 개선한다고 해서 감염률을 크게 낮출 수 없다는 점.아울러 가정용 세제에는 바이러스가 씻기지 않고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예방만이 유일한 대비책이라고 그는 전했다. 그는 "로타바이러스는 증식속도가 빠르고 공기중에도 많이 포함돼 있어 10개에서 100개만 호흡으로 들이마셔도 감염된다"며 "그럼에도 감염증세를 단순 설사로 생각해 상황에 잘 대처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접종.그는 "백신도 시기를 놓치면 접종효과가 없다"며 "감염 이전 제때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는 로타릭스(GSK) 와 로타텍(MSD) 등 2종류의 로타바이러스 백신이 나와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