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외출ㆍ학원行 막을 길 없어 고민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 23명이 집단 발생한 서울 강남 지역 모 고교가 나머지 학생들의 격리 문제로 큰 고민에 빠졌다.

이 학교는 지난 17일 발열 증세를 보이는 학생 23명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됨에 따라 조기방학에 들어가는 한편 전 학년 보충수업을 전면 취소하고 학생 800여명과 직원 60여명을 가택 격리 조치했다.

학교 측은 당일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앞으로 1주일 동안 학생들은 학원교습 등의 외부 활동을 해서는 안 되고 37.8도 이상의 발열과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문제는 80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가택 격리 조치에 얌전히 따르고 있는지 여부를 상시적으로 확인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특히 방학을 맞아 학원에 가거나 과외 수업을 받으려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 자칫 2차, 3차 감염이 잇따를 수 있다는 것이 학교 당국의 고민이다.

이 학교 교장은 19일 "학생들에게 일체 집에서 나가지 말라고 통지하고 담임 선생들도 전원 비상대기시키는 등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했지만 아이들이 학원에 간다고 하면 사실 막을 방법이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학생들에게) 바깥 출입을 자제하라고 안내했지만 지키지 않는다 해도 강제적으로 어떻게 할 수는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환자들 사이에 별다른 공통분모가 없어 감염경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