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생산 주력 연령층인 30 · 40대 고용 여건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지난 2분기 30대 취업자(이하 전년 동기 대비)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20만명 이상 감소했고 40대 취업자도 10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19일 지난 2분기(4~6월) 전체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만4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취업자 수는 지난해 3분기 2만6000명,4분기 5만4000명 증가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4만7000명 감소했고 2분기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연령대별로는 30대 취업자가 586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1만3000명(3.5%)이나 줄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분기(-23만30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분기별 30대 취업자는 글로벌 경제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3분기 3만6000명 감소한 데 이어 4분기 9만2000명,올해 1분기 15만9000명 감소로 악화하는 추세다. 성별로는 30대 남성 취업자가 6만9000명 줄어든 데 비해 30대 여성 취업자는 14만4000명이나 감소했다.

40대의 고용사정도 좋지 않았다. 지난 2분기 40대 취업자 수는 656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만7000명(0.4%) 감소했다. 분기별 40대 취업자 수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1998년 4분기(-2.1%) 이후 처음이다. 반면 20대와 50~60대 고용사정은 개선되는 추세다. 20대 취업자의 경우 지난 1분기에는 17만8000명이나 급감했지만 2분기에는 7만명 줄어드는 데 그쳐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 50대와 60대 취업자도 지난 1분기 각각 19만3000명,2만3000명 증가에서 2분기에는 15만5000명,4만9000명 증가로 오히려 증가폭이 커졌다.

이처럼 연령대별 고용사정이 상반되게 나타나는 것은 정부의 고용지원책이 20대 청년층과 5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발생 이후 20대 청년층에 대해서는 '청년인턴' 사업으로 일자리를 구할 기회를 대폭 늘려줬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직접 고용한 청년층만 해도 중소기업 인턴 3만2000명,공공기관 인턴 2만5000명,인턴교사 2만6000명,대학조교 채용 7000명 등 8만명에 달한다. 50대 이상에 대해서도 지난달 1일부터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통해 임시 일자리를 제공했다. 희망근로 참가자 25만명 가운데 50대 이상은 70%(17만5000명)를 넘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취약 계층인 청년층,고령층에 대한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우리 경제의 '허리'에 해당하는 30 · 40대에 대한 지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재정지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지금으로선 민간투자가 되살아나는 게 30 · 40대 고용을 늘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