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관리공단, 어미와 새끼 곰 목격

올해 초 태어나 행방이 묘연하던 지리산 새끼 반달곰이 건강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태어나고 나서 지난 2월 말 새끼 곰의 존재를 육안으로 발견한 이후 5개월 가까이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일었던 세간의 궁금증이 일거에 해소된 셈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생후 6개월로 추정되는 이 새끼 곰을 직접 찾아낸 것은 지난 11일.
최근 새끼 곰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려고 집중 모니터링 활동을 벌여온 센터 연구원 3명은 이날 유난히 어미 반달곰(8번 개체)에 부착된 전파 발신기의 신호가 뚜렷해 좋은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센터는 지난 6월 어미 곰의 서식지 근처에서 새끼 곰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발톱 자국과 털을 발견해 살아있을 것으로 추정은 했지만 직접 눈으로 본 게 아니어서 내심 불안하던 차였다.

평소처럼 어미 곰의 서식지 인근에서 모니터링을 하던 이들은 강한 신호를 추적한 끝에 새끼 반달곰이 어미와 함께 나무 위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배근 센터 복원연구팀장은 "먼저 어미 곰을 발견하고 캠코더로 줌인해 촬영하던 중 새끼 곰이 가까운 나뭇가지에서 노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무 위에서 어미와 새끼가 함께 활동하는 점으로 봐서는 먹이를 먹는 방법이나 위험 대처 요령을 전수하고 터득하는 등 어미가 새끼를 정상적으로 양육하면서 생존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50m 떨어진 거리에서 파악한 새끼 곰의 몸 길이는 50~60cm, 체중은 8~9kg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동주 센터장은 "새끼 신체 크기나 몸 상태로 보아 건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리산에는 반달곰의 섭생 자원이 풍부해 먹이에 대한 염려는 없으나 농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 설치한 올무, 덫, 창애 등의 불법 도구가 반달곰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2004년부터 고아가 된 새끼 반달가슴곰 27마리를 연해주와 북한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풀어줬다.

이 가운데 13마리가 폐사하거나 야생 적응에 실패해 돌아왔으며 암컷 8마리와 수컷 6마리 등 15마리(새끼 곰 포함)가 자연에서 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