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바이러스는 계절성 독감바이러스보다 폐를 손상시킬 수 있는 능력이 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AFP통신 등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가와오카 요시히로 박사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상기도를 거쳐 폐 깊숙이 들어가 증식함으로서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계절성 바이러스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미플루 등 현재 사용되고 있는 2가지 항바이러스제와 실험단계에 있는 또 다른 2가지 항바이러스제가 잘 듣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가와오카 박사는 말했다.

가와오카 박사는 미국의 신종플루 환자들에게서 채취한 신종플루 바이러스와 몇 가지 계절성 독감바이러스를 생쥐, 족제비, 짧은꼬리원숭이, 특수하게 키운 미니돼지 등에 주입했다.

그 결과 생쥐, 족제비, 원숭이에서는 신종플루바이러스가 계절성 독감바이러스보다 폐에 보다 심한 병변을 일으켰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폐에서 쉽게 증식한 데 비해 계절성 독감바이러스는 폐에서 증식하지 못했다.

그러나 미니돼지 실험에서는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았다.

이는 신종플루가 처음 멕시코에서 사람들에게 번지기 전에 돼지들사이에서 먼저 신종플루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근거 없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가와오카 박사는 설명했다.

한편 신종플루는 독성은 훨씬 약하지만 1918년 세계를 휩쓸면서 4천만 명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살인독감과 닮은 데가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고 그는 말했다.

1920년 이전과 이후에 출생한 사람들의 혈액에서 채취한 항체를 실험한 결과 1920년 이전 출생자의 항체는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인지하고 그에 반응한 반면 1920년 이후 출생자의 항체는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페인 독감바이러스와 유사하다고 해서 그 독성도 비슷한 것은 아니다.

사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지난 1세 동안 크게 유행했던 치명적인 독감바이러스들에 비하면 상당히 온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신종독감 바이러스가 기도(氣道) 세포에 달라붙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이며 그 능력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돌연변이를 일으켜야 한다고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됐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