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대책보다는 `자화자찬' 일색

경남도가 주최한 국제합창대회에 참석했던 외국인 합창단원들의 신종플루 확진 환자와 의심환자 신고가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13일 열린 관계기관 대책회의는 느긋하기 짝이 없었다.

13일 오후 경남 마산대학 본관에서는 국회보건복지가족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안홍준(마산을) 의원이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과 함께 `신종인플루엔자 환자발생 현황 및 대책 간담회'를 가졌지만 "걱정말라"는 말만 쏟아졌다.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신종플루는 초기 신속한 대응이 중요한데 경남도가 매일 발열 감시체계를 가동해 잘 대처했다"며 "국내에서도 조기에 확산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세계보건기구도 칭찬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김진삼 김해시보건소장은 "우리 시에서 열린 합창대회는 지난 10일 오후 4시지만 오후 1~2시에 임시 양성환자를 확인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 무관행사(관객없는 행사)를 가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했다.

이종락 마산시보건소장은 "환자발생을 즉각 확인했고 현재 치료를 잘 받고 있어 2차 감염 피해가 없도록 예방홍보를 열심히 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참석자들은 격리치료와 지나친 언론 보도가 국민들의 불안감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덕형 보건복지가족부 질병정책관은 "국민들은 물론 건강한 외국인들을 단순 격리시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며 "건강에 문제가 없는 이는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의 격리치료를 맡고 있는 병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도 호흡기와 관련한 감염병원균의 확산을 막는 시설인 `음압유지 격리병실'을 운영하는 곳이 제대로 없다"며 "현재 별관 병실을 확보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간담회 도중 일부 논란이 우려되는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시로 취재진들에게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다"며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했다.

이날 모임을 마련한 안홍준 의원은 "결론적으로 신종플루는 초기부터 지금까지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국내 발생환자가 480명이지만 격리수용된 110명을 제외한 나머지 370명은 이미 치료 후 귀가조치했고 사망자도 없어 염려할 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참가했던 인도네시아 단원과 자원봉사자 가운데 신종플루 확진자가 14명에서 16명으로 늘어났고 9명의 의심환자가 이날 다시 신고되는 등 신종플루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다 나머지 정밀검사 의뢰자 28명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확진자로 드러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돼 감염자 숫자는 계속 증가할 예정이다.

(마산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choi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