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이 지난달 말 일제히 첫번째 여름방학에 들어갔지만 로스쿨 학생들은 학기 때와 다름없는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2000명에 달하는 로스쿨 학생 간 경쟁에서 살아남고,사법고시 출신들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법대 출신이거나 사법고시 공부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대형로펌 인턴으로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로스쿨의 정식 실무교육은 2학년 때부터지만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1학기를 마친 올 여름부터 실무교육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김앤장 광장 세종 화우 율촌 등 대형로펌들이 10~20명 규모로 시범 운영하고 있는 2~4주 코스 로스쿨 인턴십에 대거 참가하고 있다.

비법대 출신 로스쿨생들은 기초 법학지식을 쌓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비법대생은 법대생보다 법학지식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방학기간을 법률지식 격차를 좁히는 절호의 계기로 판단하고 있다. 주로 다음 학기에 강의될 형사 · 민사소송법 등을 예습하기 위해 대학에 개설된 특강을 듣거나 학생들끼리 스터디 그룹을 결성해 공부하고 있다. 연세대 로스쿨에 다니는 박모씨(26 · 여)는 "로스쿨 1년차는 과목도 많고 과제도 많아 법률 지식이 딸리는 것을 절감하면서도 따로 공부할 여유가 없었다"며 "여름방학 동안 충분히 준비해서 다음 학기부터는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가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제2외국어를 공부하며 어학 경쟁력을 높이는 학생들도 있다. 국내 법률시장 개방과 로펌들의 해외진출로 변호사들에게도 외국어 구사 능력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교류가 빈번해 자주 사용하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가 인기다.

중국어를 시작한 충북대 로스쿨 김현경씨(24)는 "통상에 관심이 많아 중국어를 시작했고,하루에 2시간씩 기초 문법과 회화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률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방학 동안 24시간 봉사활동하도록 의무화한 것을 계기로 봉사활동에 푹 빠진 이들도 있다. YMCA에서 법률 봉사활동 중인 고려대 로스쿨 박종빈씨(27)는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시작했지만 법률지식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로스쿨 졸업 후에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엔 언제든 달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