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가 실족 사고를 당한 여성 산악인 고미영(41)씨의 구조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고씨의 후원사인 코오롱스포츠는 13일 "파키스탄 현지 시간으로 오늘 오전 7시부터 헬리콥터를 동원해 구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파키스탄 정부와 협조가 되지 않아 띄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씨는 낭가파르밧 정상에 오른 뒤 하산하다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발을 헛디뎌 1천500~2천m나 되는 협곡 밑으로 떨어졌다.

사고가 나자 동료 산악인은 파키스탄 정부의 도움을 받아 12일 오전 11시48분 협곡에 떨어져 있는 고씨를 발견했지만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구조 작업을 중단하고 이날 오전 재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들어 날씨는 갰지만 파키스탄 정부는 구조 작업 도중 인명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헬기를 띄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로 접근하기 어렵다면 구조대가 직접 밧줄에 몸을 묶고 내려가 고씨를 구조해야 한다고 코오롱스포츠는 전했다.

하지만 헬기없이 구조대가 직접 현장에 가려면 정상적인 날씨 속에서도 4시간 이상 걸리는데다 사고 지역이 눈사태가 빈발하는 곳이라서 구조 작업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코오롱스포츠 구조대책본부 관계자는 "파키스탄 주재 한국 대사관과 외교부를 통해 정부 차원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씨는 전날 헬리콥터에서 찍은 영상에서 머리 부분에서 많은 피를 흘린 채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데다 현장에서 밤을 보내 사실상 생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