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산악인 헤르만불이 처음으로 오른 히말라야 낭가 파르밧 정상에 올라 감격스럽다.남은 3개 봉도 안전하게 등정해 대한민국 여성의 기상을 전 세계에 떨치겠다."

11일(한국시간) 세계에서 9번째로 높은 해발 8천126m 높이의 낭가 파르밧 정상을 오른 여성 산악인 고미영(41)씨가 소속사인 코오롱스포츠를 통해 밝힌 소감이다.

올해 히말라야 마칼루(5월1일), 칸첸중가(5월18일), 다울라기리(6월8일)를 이미 오른 고씨는 이날 낭가 파르밧까지 등정하면서 히말라야 8천m 이상 고봉 14개 봉 중 11개 등정에 성공했다.

이날 현재 고씨보다 많은 히말라야 봉을 정복한 여성 산악인은 한국인 오은선(43)씨와 오스트리아의 겔린데 칼텐브루너, 스페인의 에드루네 파사반 등 단 세 명.
이들은 모두 12개에 올라 고씨는 한 개 봉우리 차이로 바짝 뒤좇고 있다.

1991년 코오롱 등산학교로 산악에 입문한 고씨는 2005년 파키스탄 드리피카(6천477m) 등정을 계기로 높은 산에 본격적으로 도전했다.

2006년 10월 히말라야 초오유(8천201m) 등정에 성공하고 나서 이듬해 5월 히말라야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천848m)를 정복했다.

히말라야에 발을 들인 지 불과 2년 9개월 만에 히말라야 고봉 14개 중 11개가 고씨에게 길을 열어줬다.

고씨가 소속된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 관계자는 "고씨가 지난겨울부터 국내에서 체력훈련, 감압텐트 트레이닝, 후지산 3천m 등반 등 끊임없이 훈련을 해 와 올해 들어서만 4개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씨는 귀국하지 않고 파키스탄 산악도시 스카루드에서 휴식을 한 뒤 낭가 파르밧에서 직선거리로 약 180㎞ 떨어져 있는 카라코람 산맥의 가셔브룸 1봉(8천68m)과 가셔브룸 2봉 연속 등정에 도전하기로 했다.

여성 산악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타이틀을 놓고 국내 산악인 고미영씨와 오은선씨, 외국인 여성 산악인이 벌이는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