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사건 연관성 증거확보 주력..뚜렷한 진척 없어

지난 8일 광주의 한 성당 앞에서 여성 신자가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과 최근 발생한 유사 사건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연쇄살인을 입증할 증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10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통신수사, DNA 검사, 주변인 조사 등을 통해 지난 5월20일 북구 용봉동 모 교회 인근에서 광주의 모 종합병원 의사인 안모(41.여)씨가 살해됐을 당시의 용의자 박모(38)씨 행적을 밝혀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2005-2009년 박 씨가 자신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9차례 등록한 사실을 확인하고 통화내용을 확인 중이다.

그러나 박 씨는 지난 5월20일 여의사 피살 사건이 발생하기 엿새 전인 14일 휴대전화를 등록하고 18일 해지했으며, 이후 21일 다시 등록했다가 26일 해지하는 등 사건 당일에는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여의사가 살해된 장소 인근 자치센터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확보하고 박 씨가 당시 소유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회색 프라이드 승용차와 비슷한 차량을 확인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차종과 번호판을 식별할 수 없는 상태다.

또 당시 현장에서 여의사의 휴대전화가 발견됐고 여기에 누군가의 족적이 남아있어 이 족적과 박 씨의 구두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냈다.

경찰은 또 검거 당시 박 씨가 입고 있던 옷과 신발에 묻은 혈흔에 대한 DNA 감정을 의뢰했으며 전남 나주시 산포면 박 씨의 집에서 확보한 박 씨의 소지품과 승용차 등에 대한 혈흔 반응 검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지난 6년 동안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박 씨가 여의사가 근무한 병원에서 36차례 치료를 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병원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박 씨가 2008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북구 우산동, 서구 광천동에서 거주한 사실을 밝혀내고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에 들어갔으며 이곳에서 박 씨가 범행을 계획한 흔적을 찾고 있다.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범행 수법이 비슷하다고 해서 용의자를 연쇄살해범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며 "일단 박 씨의 혐의를 확실히 밝혀내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증거를 확보해 의심스러운 부분을 조심스럽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