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단체 안 두고 독자운동하고 싶다"

조합원 3만여명으로 민주노총 산하 IT(정보기술) 연맹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KT노동조합은 10일 상무집행회의를 열어 17일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탈퇴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적용하면 재적 인원의 과반수가 참여해 투표자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탈퇴가 가결된다.

지난 4월 인천지하철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민주노총을 탈퇴한 뒤 한동안 잠잠하던 민주노총 탈퇴 움직임이 또 나타난 것이어서 KT노조의 탈퇴가 결정될 경우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KT노조원은 3만여명으로 산별연맹인 IT연맹(노동부 추산 3만7천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조합원은 작년까지 65만8천118명이다.

KT노조 관계자는 "민주노총의 정파 문제 등 내부 문제는 탈퇴를 시도하는 마당에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노동운동 방향이 큰 틀에서 바뀌어야 한다는 게 조합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대의원대회나 현장에서 이런 목소리가 높아져 이를 더는 거부할 수 없게 됐다.

탈퇴가 가결되면 상급단체 없이 통신 노동자를 위한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KT노조는 이번 찬반투표가 최근 궤도노조 등 공공부문 노조의 탈퇴 움직임과 이에 따라 제기된 `제3노총설'의 대두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노총으로 옮긴다든지 다른 총연맹을 구상한다든지 하는 것과도 전혀 무관하다"며 "뉴라이트, 3노총, 지하철노조 등과도 상관이 없고 단지 독자적 운동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분기에는 인천지하철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영진약품, NCC, 승일실업, 그랜드힐튼호텔, 진해택시, 단국대 등 작은 단위 노조들이 민주노총의 정치투쟁에 공감하지 못한다며 탈퇴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