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남(58.사법시험 22회) 법무부 차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을 끝으로 27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했다.

이 차관은 퇴임사에서 "검사생활 27년 동안 항상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했기에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며 "후배들도 자신의 편의가 아니라 늘 국민의 입장에서 일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조직이든 사람이든 평탄한 길만 갈 수 없기에 때로는 암초와 풍랑을 만나고 이를 헤쳐나가면서 성장하는 것"이라며 "검찰이 지금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것은 맞지만 더욱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2002년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시절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피의자가 물고문 등 가혹행위로 사망, 검찰총장의 퇴임으로 이어졌던 사건을 가장 힘들었던 기억으로 꼽았다.

그는 최근 `박연차 게이트' 수사와 관련해 "특별수사 시 진작부터 고쳤으면 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문제가 됐던 것 같다"며 "앞으로 후배들이 잘 정리해서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또 "검사들이 과거보다 결속력이 떨어진 것 같아 아쉽기도 하지만, 사건처리 시 검사 개개인의 의견이 존중되고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하는 면에서는 큰 발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맺음말로 "큰 사건뿐 아니라 조그만 일에도 소홀하지 않은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이 차관은 1980년 사시에 합격해 서울지검 특수3부장, 대통령 사정비서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 대검 공안부장ㆍ중수부장, 대구고검장 등을 거쳤다.

그는 특수ㆍ형사ㆍ공안 등 검찰 수사의 주요 분야를 두루 거치며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과 음대 입시부정 사건,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 피습사건 등을 무난히 해결해 이름을 높였으며, 원칙주의자로 검찰 안팎에서 신망을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noano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