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만원짜리..롯데호텔 지배인 이광재 의원 공판서 소개

정관계 인사들에게 거액을 뿌린 혐의로 기소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최고급 양주를 즐겼다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홍승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롯데호텔 M식당 지배인 안모씨는 2006년 4월 박 전 회장이 230여만원 상당의 로열살루트 38년산을 시켜 마셨다고 밝혔다.

`운명의 돌'(Stone of Destiny)이란 애칭을 가진 로열살루트 38년산은 우리나라에 한정 수량만 공급돼 일부 최고급 호텔과 백화점 등에서만 판매되는 최고급 술이다.

안씨는 2002년부터 M식당에서 근무해 왔지만 로열살루트 38년산을 주문한 사람은 박 전 회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그날 로열살루트 38년산을 비롯해 25만원 상당의 전복스테이크와 8만원짜리 안심스테이크를 시키는 등 한끼 식사비로 무려 280만원을 지불했다.

안씨는 당시에는 로열살루트 38년산 주문자를 `얼굴이 까맣고 나이든 사람'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다가 검찰 조사를 받으며 박 전 회장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그러나 식사 자리에 이 의원이 동석했는지, 몇명이나 있었는지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이 의원에게 박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것 아니냐며 압박했지만 이 의원 측은 돈을 받은 적 없다고 맞섰다.

이 의원과 함께 기소된 전 보좌관 원모씨도 "2008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박 전 회장에게 2천만원을 받았지만 이 의원에게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의원과는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 의원은 2004∼2008년 박 회장에게서 4차례에 걸쳐 국내와 미국, 베트남에서 미화와 원화 등 1억8천만원을, 2004∼2006년 정대근 전 농협회장으로부터 3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