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대형 집회나 점거 농성 등을 입체적으로 관리하고 시위대의 불법 활동을 채증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투입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8일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집회나 큰 건물에서 벌어지는 점거 농성 상황을 공중에서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위해 경찰 헬리콥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를 위해 채증장비가 설치된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헬기 한 대에 무선 송수신 장치를 추가로 장착했다.

헬기의 채증장비가 농성장이나 집회 현장의 모습을 찍어 송수신 장치로 경찰 상황실에 전달하면 지휘부는 모니터를 통해 원격에서 현장을 관찰하게 된다.

경찰은 최근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농성장 상공에 경찰 헬기를 띄워 시험 운행을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쌍용차 공장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옥상과 건물 주변 농성자들의 동향과 농성장 모습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대형 집회 때에도 경찰 헬기를 띄워 시위자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데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대형 집회나 점거 농성 때 전체적인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 수집의 필요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일례로 5월 대전에서 벌어진 민주노총의 `죽봉시위' 때에도 시위대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버스 안에 숨겨둔 죽봉을 갖고 내려 기습 시위를 벌였지만 경찰은 상황 파악이 늦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이와 함께 이 경찰 헬기는 집회 현장에서 시위자들의 불법 활동을 채증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경찰은 그동안 집회 현장에서 장대에 카메라를 달아 시위대의 얼굴 등을 촬영하는 방식을 써왔지만, 헬기를 이용하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한 장면을 손쉽게 찍어 증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서울청 헬기를 시범 운영하고, 효과가 좋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집회 관리용 헬기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