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할머니 2명이 숨진 `독극물 막걸리'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해 초기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7일 전남지방경찰청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6일부터 마을 주민을 상대로 숨진 최모(59.여)씨 집에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 병을 갖다 놓은 사람을 봤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경찰은 조만간 270여명의 주민 모두에게 외지인이나 새벽 시간 최씨 집을 배회한 사람을 봤는지 등을 물을 방침이다.

경찰은 또 문제의 막걸리 병과 이 병이 담겼던 검은 비닐봉지에서 1개씩의 지문을 채취해 정밀 감식을 의뢰했지만 지문의 크기가 작고, 최씨의 것일 가능성도 있어 용의자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막걸리 병에 들어 있던 청산가리의 구입처를 찾으려고 순천과 구례 등의 화공약품점을 수소문하고, 최씨의 가족과 이웃 등 주변 사람을 상대로 평소 원한관계가 있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골 동네라서 CCTV도 없고 최씨 집에 누군가 다녀간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수사가 길어질 수도 있다"며 "일단 주민 탐문에서 단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9시 10분께 전남 순천시 황전면 천변에서 최씨 집에 있던 막걸리를 나눠마신 최씨와 다른 할머니 등 4명이 갑자기 구토를 하며 쓰러져 최씨 등 2명이 숨지고,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