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13∼14기 고검장시대, 18기도 검사장 후보

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의 사법연수원 동기(12기) 4명이 전원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검찰의 세대교체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당초 검찰 내부에서는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연수원 3년 후배인 천 내정자가 전격 발탁되자 `조직 안정' 차원에서 천 내정자의 검사장급 동기들이 일부 잔류할 가능성도 점쳐졌다.

실제로 2005년 정상명 전 총장 취임 때 동기 3명이 조직 안정을 위해 검찰에 남은 사례가 있다.

하지만 신임 검찰총장 임명을 앞두고 용퇴의 `하한선'이었던 천 내정자 동기 4명이 이날 모두 사의를 밝힘에 따라 고검장급인 10ㆍ11기의 용퇴도 사실상 기정사실화됐고, 고검장급 9석이 모두 공석으로 될 가능성이 현실화됐다.

따라서 천 내정자의 취임 직후 단행될 고위간부 인사에서는 연수원 13기(9명)가 주축이 되는 가운데 14기(13명) 중 일부가 승진 인사를 통해 고검장 자리를 채울 전망이다.

50대 후반이 주류였던 검찰 수뇌부가 단번에 50대 초ㆍ중반으로 떨어지게 돼 기수는 물론 연령 측면에서도 대폭 세대교체가 되는 셈이다.

고검장급과 동시에 단행되는 검사장급 승진인사의 폭도 예상보다 더욱 커질 전망이다.

권재진 서울고검장과 이미 사퇴한 검사장을 포함해 용퇴가 예상되는 10∼12기는 모두 10명이며, 천 내정자와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징계성 인사조치된 민유태 검사장을 합하면 최소 12명이 검사장 승진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여기에 고검장 승진에 실패한 13ㆍ14기 검사장의 자진 사퇴까지 나오면 검사장 승진 대상자가 많게는 20명 정도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주요 승진 후보로 꼽혔던 16ㆍ17기뿐 아니라 18기 2∼3명도 검사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는 1999년 박순용 검찰총장을 발탁했을 때 검사장급 이상 13명이 용퇴했고, 2003년 참여정부 출범 시 서열파괴 인사로 14명이 물러났던 때보다도 훨씬 큰 폭일 뿐 아니라 모두 51명인 검사장급(개방직 제외)의 40% 정도에 해당한다.

한 검사장급 간부는 "검찰에 남을 것으로 봤던 12기가 가장 먼저 용퇴하면서 그야말로 `인사 태풍'이 가시화했다"며 "검찰 수뇌부의 물갈이가 검찰 개혁으로 이어질지, 조직이 불안정해지는 부작용을 낳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