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경의선 파행 운행…이용객 항의소동
코레일 긴급복구…"내일까지 운행 정상화"

사건팀 = 6일 오전 서울시내 경의선 철길 옆 재건축 공사장 타워크레인이 무너지면서 선로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경부ㆍ호남선 전동열차 운행이 3시간 이상 중단됐고, 복구되고 나서도 주요 노선 열차 운행이 수십분씩 지연돼 열차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코레일 측은 열차 운행 정상화를 위해 긴급 복구에 나섰으나 완전 정상화는 7일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재건축 공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타워크레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 "크레인, 공중제비 돌 듯 넘어가" = 이날 사고는 오전 8시17분께 서울 서대문구 충현동 재건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50m 높이의 크레인이 공사장 바로 옆 경의선 철길로 넘어지면서 선로 전선을 덮쳐 발생했다.

당시 타워크레인은 쇠파이프 등 300㎏의 자재를 운반하다 크레인 아랫부분이 휘어지면서 무너진 것으로 파악됐다.

인근 주민 최모(45)씨는 "`쾅'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크레인이 아파트를 넘어 공중제비 돌듯 넘어가고 있었다.

크레인이 전선에 닿아 전기 불꽃이 튀기도 했다"고 말했다.

크레인에는 기사 심모(37)씨가 혼자 탑승해 있었고,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철길 위를 지나던 열차가 없어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서울역∼용산역 구간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수색 차량기지와 능곡ㆍ고양기지에서 열차 출고가 안 돼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 측은 사고 직후 인근 철로에서 운행 중이던 열차를 정지시키고 급전 시스템을 이용해 열차를 인근 역까지 이동시켜 승객들을 하차시켰다.

◇ 전동열차 운행중단…이용객 큰 불편 = 사고 직후 코레일과 소방당국이 투입돼 긴급 복구 작업을 벌였지만 열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사고 이후 경부ㆍ호남선을 운행할 예정이었던 KTX 7대, 일반열차 4대가 운행이 취소됐다.

코레일은 오전 10시46분께 일부 응급복구를 마쳐 서울역∼용산역 구간 전기 공급을 재개해 오전 11시40분부터 서울역에 대기하던 하행선 열차가 차례로 출발했다.

그러나 열차 출발 시각이 밀리면서 오후 3시까지 KTX 16대, 새마을호 9대, 무궁화호 19대의 출발이 각각 수십분씩 지연됐다.

또 사고 지점인 경의선은 서울역∼신촌 구간은 여전히 열차운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서울역 등 주요 역 매표소에는 탑승권을 환불하거나 다음 열차로 교환하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창구마다 수십m씩 줄이 늘어서 혼잡을 빚었고, 제때 열차를 타지 못한 시민들이 코레일 측에 항의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 열차운행 정상화는 언제쯤 = 코레일 측은 사고 직후 서울역∼용산역 구간 전기 복구 작업에 주력해 오전 11시40분부터는 서울역에서 KTX 등 경부ㆍ호남선 열차가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경의선 구간은 여전히 쓰러진 크레인을 치우지 못해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레일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선로 위에 있는 크레인을 절단해 분해하는 방식으로 철거한 뒤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

코레일 측은 열차 운행 정상화에 주력하고 있으나 완전 정상화는 7일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후 8시에는 경의선 하행선 전차선이 복구될 예정이며, 7일 오전까지는 상행선까지 완전히 복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고원인 조사 =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크레인 회사 관계자 등을 소환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타워크레인이 건축자재를 운반하다 하체가 휘어지며 무너진 점에 주목하고 크레인 작동 및 정비 관련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사고 당시를 목격한 공사 관계자와 인근 주민을 상대로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크레인이 자재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무너졌을 가능성과 함께 정비 불량 등으로 인한 기계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크레인 잔해를 수거해 국립과학연구소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