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들 연쇄도산에 미지급 임금도 눈덩이
쌍용차, 부품ㆍ판매망 무너지고 R&D 올스톱 '5重苦'

45일째를 넘긴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의 불법 공장점거 파업으로 인해 쌍용차 생존 기반이 하루가 다르게 와해되고 있다. 부도를 내거나 자진 폐업한 협력사들이 늘면서 공장이 정상 가동되더라도 부품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팔 차가 없는 일선 영업점 직원들의 이탈로 판매망도 붕괴 직전이다. 생존을 위한 '마지막 동아줄'로 여겨지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신차 개발 작업도 중단돼 향후 수익원도 불투명하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밀린 임직원들의 임금 및 희망퇴직자 퇴직금 등 지급해야 할 돈도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쌍용차는 지금 별다른 탈출구도 없이 4중고,5중고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부품사 · 판매망이 무너졌다

쌍용차의 부품 구매담당자는 "규모가 작은 2,3차 부품사 중에는 연락조차 안 되는 곳이 꽤 된다"며 "노조가 평택공장 점거를 풀더라도 부품 조달이 안 돼 공장 가동이 불가능해질 판"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나마 부품사들은 정부의 고용유지비 등을 일부 지원받을 수 있는 휴업을 통해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지만,영업직원들이 줄지어 떠나고 있는 판매망은 대책 없이 와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휴업에 들어간 한 부품협력사의 임원은 "150명이던 직원을 100명 수준으로 줄이고 남은 직원들의 월급을 사장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지급했는데 이젠 대책이 없다"고 했다. 그는 "평택공장에서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농성 중인 노조원이 900명이라는데,몇몇 부품사 직원만 합쳐도 그 숫자는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전장부품 협력업체 대표는 "해고자들을 협력업체들이 나서 전원 고용하겠다고 노조 측에 제안했다 거절당했다"며 "일부 방송에서 파업 노조원의 가족을 부각시키며 사측을 힐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R&D 올스톱…미지급 임금 눈덩이

쌍용차 임직원들은 지난 3월부터 넉 달 동안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달 25일로 예정돼 있는 7월치 월급도 지급하기 어렵다. 희망퇴직자에 대한 퇴직금도 1차 접수자 외엔 주지 못했다. 남은 직원들 대다수는 자녀 학원을 끊고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아 근근이 생활하고 있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태다.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탈자도 늘고 있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자에 대한 퇴직금과 남아 있는 임직원들의 밀린 월급을 지급하기 위해 유휴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매수자가 없다. 공매 광고를 여러 차례 냈지만 유찰만 거듭되고 있다. 쌍용차가 내놓은 자산은 4만여평 규모 포승공단 부지를 비롯해 시가 1000억원 상당이다. 향후 채권단에 장기 대출을 위해 담보로 잡힐 창원 공장을 빼곤 다 내놓은 셈이다. 신차 개발도 전면 중단됐다. 평택공장 안에 있는 연구소에 들어갈 수 없을 뿐더러 개발자금도 바닥난 상태다. 기대를 모았던 C200(신형 SUV) 출시 시기는 당초 올 9월에서 11월 말로,다시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계속 불어나는 미지급 임금 채권은 결국 큰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신차 없는 경영정상화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 앞날이 암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수언/이상열/박동휘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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