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도시의 안개를 걷어라 - 나는 이렇게 본다
[세종시·혁신도시 새판 짜자] ⑥ "여야가 합의했는데… 되돌리려면 국민동의 구해야"

"근 1년 동안 '팔로우(follow)'를 못했습니다. 말씀드릴 것이 별로 없을 것 같네요. " 인터뷰를 요청하는 첫 번째 통화에서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현 한림대 교수)은 논쟁에 휘말리고 싶어하지 않는 기색이 엿보였다.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하고 네 시간쯤 흘렀을까,성 교수는 "안할려면 정정당당하게 하지 말이야…"라며 현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쏟아냈다. 그는 "속으로 가고 싶지 않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 하지만 여 · 야가 합의해서 결정한 일"이라며 "되돌리려면 국민투표를 하든지 민주적으로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성 교수는 여전히 참여정부 시절의 균형발전 논리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세종시,혁신도시 반대론의 핵심 논리인 '메가 시티'에 대해선 "서울의 환경 문제를 생각하면 한가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뉴욕권,파리권,런던권,상하이권,도쿄권역을 얘기하며 글로벌 시대에 대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서울처럼 작은 땅덩어리에 전 국가 부(富)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곳은 도쿄 정도입니다. 국부의 3분의 2가 서울 ·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요?"

성 교수는 "물론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서울 · 수도권 집중 현상을 기회로 보느냐,문제로 보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누구도 책임 못질 '유령 도시'만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조급증을 지적했다. "세종시의 경우 50만명을 채우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최소한 10년에서 20년 정도 걸릴 일입니다. 대전 정부 청사나 대덕 단지도 마찬가지 아니었습니까?" 성 교수는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계획은 다층적으로 짜여졌다"며 "낙후지역 활성화를 위해 기본 인프라를 깔아주고,인재 육성과 지역경제 산업 활성화를 연계하는 구상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대학을 유치하는 문제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후속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혁신도시는 정치적인 배분에 따라 만든 신도시가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더니 성 교수는 "어려운 얘기"라며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얼마간의 생각 끝에 그는 "혁신도시를 어디에 하느냐를 두고 말들이 참 많았다"며 "몇 가지 원칙을 정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지역을 정했고,합의와 절충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다보니까 그렇게 결론났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혹시나 싶어하는 말인데…"라며 "자신의 소신은 참여정부의 안대로 모든 것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곡절은 많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선 여 · 야 합의로 결정한 일입니다. 국가 일이라는 것이 법률에 규정된 대로 하는 거예요. 마음에 안 든다고 지키지 않는다면 될 일입니까?"

그는 "다만 혹시라도 현 정부가 되돌리고 싶다면 (국민투표 등을 통해) 국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현 정부는 법질서를 사실상 위반하고 있어요. 일종의 태업입니다. 이제라도 현 정부에서 책임있는 사람이 나와서 얘기를 해야 합니다. 공공기관은 눈치나 보고 있고,청와대는 지연 작전을 펴고,이래서는 안 될 일입니다. "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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