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4부(김창석 부장판사)는 8월14일 선고를 목표로 재판을 진행하겠다고 3일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사건의 중요성과 사회적 관심도 등을 고려해 재판부가 (다른 재판이 열리지 않는) 여름휴가 기간에 숙고해 8월14일에 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세포탈 부분은 원심이 정당한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고, 이번에 법적 평가가 필요한 부분은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당시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 것이었는지를 가리는 것"이라고 심리 대상을 명확히 했다.

재판부는 특검 또는 변호인에게 삼성SDS BW 발행 당시 장외시장에서 삼성SDS 주식이 급등한 이유 등과 관련해 10여 가지 질문을 던진 뒤 이른 시일 내에 서면 답변을 제출하도록 했다.

이날은 정식 공판이 아닌 공판준비기일이어서 이 전 회장, 이학수 고문 등 피고인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17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거쳐 29일 바로 결심공판을 열고 심리를 종결할 방침이다.

대법원은 5월29일 삼성SDS BW를 헐값에 발행해 이 전 회장이 자녀 등에게 최대 지분을 사도록 해 회사에 1천540억원의 손실을 입힌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BW 행사가격이 공정했는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