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들 "고용기간 연장됐다면 재계약했다"

비정규직법의 고용기간 2년 제한 조항이 발효되자 적용 대상인 전국의 5인 이상 사업장의 대다수는 '정규직 전환에 따른 부담' 등을 이유로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해고하거나 해고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중 상당수 사업장은 고용기간이 연장되거나 유예되면 재계약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부가 3일 소개한 기간제 근로자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해지할 62개 기업 대다수는 재계약 거부의 직접적인 사유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고용기간 2년을 넘긴 기간제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계약을 연장할 생각이었으나 비정규직법이 개정되지 않아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근로자 882명 중 비정규직 612명을 고용한 충남 부여의 한 제조업체는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지난 1일 비정규직 근로자 193명과의 계약을 해지했으며 서울 종로의 한 제조업체도 지난 2일 18명의 계약을 해지했고 7월 중 36명을 추가로 해고할 예정이다.

대다수 사업장은 비정규직법 개정 등을 통해 고용기간이 연장되거나 유예되면 재계약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지난 1일 94명의 비정규직을 해고한 대전의 한 연구원은 "비정규직 357명 중 대부분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연구직으로 경력이 필요하고 업무 특성상 다른 취업 장소가 적절치 않은 게 현실이다.

정치권이 고용기간을 연장하거나 유예하면 재계약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비정규직 38명 중 상담업무 등에 종사하던 18명과 계약을 해지한 경기 성남의 한 은행은 금융업무 특성상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며 2년이라는 기간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능력을 평가해 정규직 전환을 결정하기에는 너무 짧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고용기간이 2년이 된 비정규직 근로자를 해고하고 다른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거나 외주화하는 사례도 있었다.

경기 성남의 한 유통센터는 지난 1일 판매 업무를 하던 비정규직 10명을 해고한 데 이어 계약기간 2년이 되는 비정규직 244명과도 계약을 해지한 뒤 다른 비정규직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경기 이천에 있는 한 업체는 지난 1일 비정규직 10명을 해고하고 이들이 하던 업무를 외주화할 방침이다.

전남 목포에 있는 한 병원은 7월 중 비정규직 35명 가운데 지난 1일 1명을 해고한 데 이어 12일 1명과 계약을 해지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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